그날 이후 현재
그날 이후 우리는 술을 마실 때면 후삼집을 갔다. 술을 마시는 날이면 의무감으로,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후삼집으로 발길이 갔다. 후삼집을 생략하고 술을 마신 날은 찝찝함을 느꼈을 정도다. 후삼집에서 술자리를 시작할 때도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2차 또는 3차로라도 갔다.
나는 더했다. 군대에 있을 때도 휴가를 나와 학교에 가게 되면 후삼집을 빼먹지 않았다. 마치 사장님이 잘 계시는 지 확인이라도 하듯 눈도장을 찍었다. 선배라고 말하기는 조금 거리감이 있고, '어른'이라는 단어가 사장님을 생각하면 떠올랐다. 제대 후에도 우리들은 후삼집을 열심히 기웃거렸다. 내가 술값 대신 학생증을 맡기려 했던 그날 이후에도 사장님은 우리를 대하는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말없이 우리를 반길 뿐이었다.
복학 후 두 번째 학기의 기말고사를 마친 우리는 으레 후삼집으로 향했다. 다만 석영이 형은 없었다. 나는 오늘 술을 마시며 석영이 형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다짐까지 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
사장님은 역시나 아무 말 없이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우리의 맞았다. 그리곤 리모컨을 들어 구석자리 옆에 있는 에어컨을 켰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에어컨 바로 앞에 있는 창가 쪽 테이블로 향했다.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성우가 메뉴판을 뒤적였다. 균봉이 안 그래도 작은 눈을 더 가늘게 뜨며 성우를 흘겨봤다.
“야. 뭘 골라. 그냥 먹던 거 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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