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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태 Feb 17. 2018

뜨는 동네

1802 주기 트렌드

세상 모든 트렌드는 주기가 있다고 믿는다. 다만 쇄락했던 트렌드가 상승 주기를 타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진보해야 한다. 대학교 시절 한국서부발전소에서 인턴을 했을 때 진급이 더딘 한 과장에 했던 말이 이같은 생각을 갖게했다. 살면서 사례들을 확인하며 확신이 들고 있다.   


“요즘은 공사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상당하지만 과거 내가 들어올 때는 민간 기업 들어가기가 더욱 어려웠다. 이런 상황이 또 바뀔 수 있다. 오르락내리락 주기가 있는 것이다.” 


당장 생각나는 사례는 ‘뜨는 동네’다. 내가 실제 가본 대표적인 곳으로 상수동, 문래동, 익선동 그리고 최근에는 후암동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최근에 접한 개념으로는 ‘골목 상점’이다. 

말끔한 최신 건물에 들어선 대형 프렌차이즈 상점보다, 옛날식 낮은 건물에 작은 가게들이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지역에 젊은 사람들이 몰린다. 

이런 지역은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슷한 상점이 없다. 저마다의 개성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사람들의 관심 밖에 머물던 오래된 골목들이 예술가를 만나 '창작 거리'라는 문화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덧붙여 건물 외벽에 대한 미적인 선호도 역시 바뀌고 있다. 최신 주상복합건물을 연상시키듯 온통 유리로 뒤덮인 고층 빌딩보다는 옛날 빌라 느낌의 빨간 벽돌로 둘러싸인 건물을 더욱 쳐주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고 있다. 


여기도 주기가 작용한다. 뜨는 동네들이 위태하다. 요즘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된 거 같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주기라고 하기엔 너무 인위적이고 작위적이다. 내가 믿고 있는 '주기를 띤 트렌드'와 거리가 멀다. 

뜨는 동네들은 대형 자본의 손을 타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상점이든 지역이든. 파편화된 소자본들이 모여 뜨는 상권을 만들어 놓으니 조직적인 대형 자본이 이를 노리는 형국이다. 

상수역에서 한강쪽에 자리잡은 카페 거리에 높은 빌딩이 들어서고 프렌차이즈 느낌을 팍팍 풍기는 식당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상수동쪽으로 발길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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