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글을 써보는 작업에 관하여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게시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작가로 등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만큼 시간이 많이 흐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막상 오랜만에 글을 써보려고 하니 괜히 머쓱해지기도 합니다. 이 글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실줄은 모르겠지만, 너무 화려하고 과분한 일기장을 가지고 있는 기분입니다.
마지막 게시글이 2021년 5월 16일 등록되었으니, 벌써 4년 이상이 지났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에 글을 써보는 작업을 기준으로는 매우 긴 공백기라고 볼 수 있겠네요.
브런치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이후로 제 커리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러 직장, 직역에서 근무해 보면서 많은 경험을 해보았거든요. 기존 로펌을 나와서 복합리조트를 경영하는 한일합작법인에서 인하우스 변호사로 일해보기도 하고, 시리즈B 단계의 AI 스타트업에서 일본사업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변호사님이 보험, 카지노, AI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직역들 사이로 이직을 하는 재주가 신기하다고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저 스스로도 정말 신기하긴 하거든요. 다양한 직역을 오고 간 만큼 정말로 놀랍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훌륭한 동료들도 많이 만나고, 변호사로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가질 수 있었거든요. 처음 접하는 업무들이다보니 시행착오도 겪고, 여러가지로 쓰라린 기억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만큼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고, 많이 경험한 만큼 식견이 넓어지는 게 만고불변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여러 산전수전을 다 겪고 지금은 다시 변호사 본연의 업무로 돌아와 로펌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들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유랑을 다니다가 결국은 다시 집으로 돌아온 느낌인데,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모든 것들이 역동적이고 빠르게 이루어지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다가 로펌 변호사로서 다시 업무를 하는 것이기에, 그 만큼의 적응기간이 필요한 것이겠죠? 문돌이인 제게는 그동안 버거웠던 AI 기술, 정부 프로젝트, 해외사업 동향이 아니라, 제가 그나마 잘 알고 있는 분야에서 고객들과 자신있게 대화를 나누고 영업을 할 수 있어서 나름의 적응기간을 가지는 중에도 저는 즐겁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을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다고 늘 생각해 왔었는데, 막상 훌륭한 글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여기에 자극을 받아서 직접 글을 써보는 과정에서 많이 좌절하기도 합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준비서면과 의견서와 같은 딱딱한 법률문서보다 에세이와 같은 일상적인 글을 쓰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그렇기에, 그 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작업을 멈추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막연하게 오랜만에 글을 써볼려고 하니, 무슨 주제로 작성을 해야 하는지 한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거창하게 법률 이슈를 건드려 봐야 하나? 아니면 AI에 관해서 헛소리라도 써볼까? 그냥 컨셉을 바꾸어서 시라도 지어볼까?
한참을 고민한 끝에, 가장 예의가 있는 주제를 고르기로 했습니다. 글을 게재하지 못했던 기간 동안 있었던 일을 보고하고, 다시 글을 써보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것으로요.
이제부터라도 마음을 다잡고 조금씩이라도 글을 더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쓴 글을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싶고, 또 좋은 글들을 통해 제 시야를 넓히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 작업은 언제나 고되지만, 이만큼 즐거운 경험을 주는 작업은 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다시 이 작업을 다시 재개해 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