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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Oct 23. 2021

남몰래합천살아보기 마지막

허굴산방

 암릉이 험준하다는 허굴산이지만 높이는 정상 전망대가 682m라고 한다. 산중턱에 있는 굴! 심상찮다. 뭐가 있을까? 올라가는 길목에서 보면 굴 안에 부처님이 앉아 있는 것 같단다. 그러나 올라가보면 빈 굴. 그래서 일명 ‘허불산’이라고도 한다는데......,

 그 산 해발 500m 쯤에, 며칠 전 T.V에 ‘합천 허굴산 연잎차 부부의 산골이야기’로 소개된 허굴산방. 남몰래합천살아보기 마지막 숙소로 그 농가민박을 찾아갔다. 마을을 가로질러 위쪽 산자락에 있는 허굴산방은 기와 황토집으로 전형적인 한옥이다. 앞에는 차나무밭이 있고 뒤는 나무들이 울창한 숲이라 참 보기 좋았다. 삽살개가 먼저 반갑게 맞아주고 햇살 좋은 가을날, 연잎차 부부는 분주해 보였다.

 마당에는 아직도 상추가 싱싱하고 고추, 가지, 잔파 등 여러 가지 채소를 잔풀 하나 없이 잘 가꿔놓았다. 집 주변에도 꽃을 정성스레 가꾸고 있는 부부의 부지런함과 취향이 느껴졌다. 농촌민박은 처음이라 처음에는 다소 걱정이 됐다. 마루가 가운데 있지만 부부가 사용하는 안방이 있고 건너방이 손님방이란다. 차츰 시간이 가면서 마음이 풀어져 마치 동생집에 놀러 와서 묵는 느낌이 들었다.

 뒤쪽에 있는 부엌에서 돼지고기를 구어 막걸리 한 잔을 곁들여, 부부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다담(茶談)시간이라고 할까? 마루에서 부부와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이야기도 하고 부부의 차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를 듣느라고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자그마한 황토방은 아늑하고 따뜻했다. 주인장이 초저녁부터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폈는데 은근하게 아침까지 그 열기가 이어졌다.


합천 산두마을 입구


허굴산방 텃밭


이어붙이지 않은, 나무 한그루가 누워있는 툇마루가 따뜻하고 편안합니다.


집 측면 전체를 화폭 삼아 그려진 그림. 집값이? 그림값이? 어떤 것이 더 비쌀가요?


차나무꽃과 열매, 잎이 함께 가을 햇살에 밫납니다.


주인장이 특허 받은 다기도 있습니다. - 누구나 쉽게 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드립다기.



마루 천장


다람쥐 한 마리 잡아물고 "앵 앵' 누구를 찾아 다닐까요? - 허굴산방 마당에서


#남몰래합천살아보기 #합천여행 #국내여행 #허굴산방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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