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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Apr 08. 2022

사랑의 해변

러버스 포인트(Lovers Point Park)  P.G, CA

사랑의 해변

러버스 포인트(Lovers Point Park)

631 Ocean View Blvd, P.G, CA

                                                                     이 석 례


한 번쯤 사랑에 안 빠져 본 사람이 있을까?

너무 좋아서 너무 사랑해서, 첨벙첨벙

가슴이 뛴다는 것을 알게 되는


국자처럼, 손바닥을 오므린 것처럼 생긴 해변

가루 같은 흰모래가 쿠션처럼 깔려 있는,

1월에도 비키니 여인이 백사장에 누워있고

소위 말하는, 남녀노소 가족 연인 친구 혼자

관광객, 주민 모두 모두 사랑 포인트를 찾아 온다.


바람 부는 날

파도가 밀려오면, 물더미에 파묻히거나

물기둥에 올라타기도 하는

서퍼들의 놀이터,

가끔 멀찌감치 물개가 지나가기도 한다.


해변 위 잔디밭에 바비큐 화덕이 있고

비치카페가 있어

사랑은 복잡하고 어지럽고 시끄럽기도 하다


나는 몰래한 사랑이 좋다

한적하고 약간은 쓸쓸하고 고즈넉한

저녁 무렵 조용히 찾아가

맨발로 걷고 조개도 줍고 파도와 논다.


그래도 막 들이대면

넘어지고 깨지고 짠물에 온통 젖고 만다.  

바위에 미끄러져 종아리가 벗겨지고

빗살무늬로 벌건 상처를 입어

쓰리고 아픈 고통이 며칠 갔다.


언제나 밀려온다.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소리친다.

둥둥 걷어 올린 바지 위까지 튀어 오른다.

핥고 가는, 약간은 차갑고 부드러운 감촉이 좋다.


발뒤꿈치 모래가 패이고 균형이 무너질 때까지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은 어지럽다.


사랑은 중독이다.

러버스 포인트가 대중가요 같아도,

멈출 수 없다.












쓰레기통, 바비큐 불 피우는 화덕? (보이시지요?) 의자와 탁자까지 있습니다.


이 곳에 갈매기와 다람쥐들이 많아 땅콩 먹기 힘들어요. 어떤 사람들은 땅콩 가지고 와 다람쥐들과 놉니다.


저녁 무렵 카페 문도 닫고 사람들도 가고 모래밭에 발자국만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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