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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비아 선생 Jul 24. 2022

여:기 쉼표, 행:복 찾아 진주여행 20

진주 강주연못에 살고 싶다.

진주 강주연못에 살고 싶다.


                                                    이 석 례



 강주연못 둘레길은 포장이 안 된 흙길이라서 반가웠다. 거기다 산책로에 벚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등이 줄지어 있어 땡볕을 가려준다. 바람에 실려 오는 연향과 풀향 속에 연못을 한 바퀴 돌면 대략 5~6분 정도 걸린다. 천천히 걸으면서 어떻게 이런 연꽃못이 생겼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한 쪽에 세워져 있는 강주연못에 대한 안내글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강주연못은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진주’는 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강주’였는데 고려시대 강주에 군사를 주둔시켰다. 이 강주진영터가 조선시대에 연꽃밭으로 변했고 2004년 생태자연공원으로 조성되면서 데크, 정자 ‘강연정(康蓮亭), 벤치 등이 마련된 지금의 모습이 됐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연꽃 보러 많이 왔다. 몇 몇 사람들은 정자에 누워 낮잠까지 즐겼다. 군데군데 있는, 나무 아래 만들어진 탁자에서는 장기를 두는 노인들도 있다. 나도 탁자 하나 차지하고 앉아 연꽃을 바라보며 멍때리기를 했다. 햇볕이 강렬한 날이지만 나무 그늘이 풍성했고 바람이 시원해 덥지 않았다.  

 걷다보면 어른 두 사람이 양쪽에서 두 팔을 벌려도 안을 수 없는 나무도 있다. 이런 나무들의 수령은 500~600년 됐고 언젠지 몰라도 중국에서 가지고 왔다는 고목 이팝나무도 있다. 또

연못에는 연꽃만 있은 것이 아니다. 이름도 신기한 생아가리, 사마귀풀, 물달개비 등의 수생식물과 여러 종류의 새와 곤충들도 산다. 나는 잘 생긴 고양이를 만나 인사도 나눴다.

 연못을 아니 연꽃을 두고 가기 싫어 몇 시간을 맴돌았다. 옆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도 마시고 식당에서 점심도 먹었다. 해가 지나가는 시간에 따라 연꽃들의 모습이 조금씩 변했다. 활짝 피었던 꽃이 눈치 채지 못 할 만큼씩 오므라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했다.

 산책길을 맨발로 걷는 젊은 여자를 만났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고 그녀는 몸이 좀 불편했다. 이 강주연못이 좋아서 이사를 왔다고 했다. 나도 이사와 살고 싶다. 매일 연못을 산책하고 여름에는 연향 속에 나무 그늘에서 책 읽고, 그러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겠다.   


강주연못 :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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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ㅡ강연정





벼락맞은 나무

안녕! 잘 생긴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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