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
나의 여행
이석례
잘 익은 설렘 한 갑(匣),
까칠한 불안 한 줌
덜 마른 티셔츠,
냉동실에서 얼어붙은 밥 한통
껍질 깐 양파 몇 알,
인스턴트 반찬 몇 봉지
내 안의 부패를 늦춰 줄 식초 한 병
사이사이 약간의 두통도 달라붙어
분류가 불가능
모두 플라스틱 가방에 때려 넣었다.
휴게소 모닝커피, 점심은 소떡소떡 한 꼬지
남으로 남으로
이백팔십팔키로미터
소가야 땅으로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에요”
2주 전에 집으로 도착한 '경남고성여행'
한국 고속도로 휴게소는 '즐겁고 편안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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