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인 <가향>2023년 2월 회지
삶이 아름답습니까?
이석례
“아, 아, 악! 아, 아, 악!”
꽉 찬 6인 병실
낮보다 밤에 더 강하게 찢어대는
외마디, 비명, 괴성.
섬망에 갇혀 몸부림치는
“여기는 어디입니까?”
“나는 누구입니까?”
원망의 눈으로 훔쳐 본,
기저귀만 달랑 차고 허우적대는
마를 대로 말라 쪼그라든 몸
앗, 사람, 사람이구나!
한 때는 저이에게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었고
꽃도 피고 새도 울고 열매도 맺혔겠지
대학병원 11층 창밖으로도
해가 뜨고 햇살이 밝고
눈송이 송이 가볍게 날리다가
노을에 구름이 물들고
......,
누구에게는
죽음이 아름답고 착하기도 하지.
*2023년 1월 2일~ 1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