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이 운다.
슬픔이 슬픈 줄로 여겼다.
슬기롭다면 슬프지 않겠지 여겼다.
녹이 슬어서 한 동안 쳐다보는 쇠덩이인 줄 알았다.
슬그머니 도망치니 그저 미웠다.
슬픔이라는 말,
슬이 슬피 울어 슬픔으로 영그는 줄 몰랐다.
슬기롭다는 그말,
어쩐지 전쟁터 나간 남편 기다리는 여인의 간절함을 붙들고 있는 모습으로
쿡쿡 마음을 찌르는 까닭,
슬이 슬피 울어 그러는 줄 몰랐다.
바닥에 덩그러니 누운 녹이 슬어버린 쇠에 연민이 닿는 눈,
슬이 슬피 울어 그러는 줄 몰랐다.
슬기롭다.
슬어버리다.
슬그머니,
슬픔.
실은 슬이 울어 그런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