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칼협

누가 칼들고 협박함

by 회색고양이상점



누칼협(누가 칼들고 협박했냐?)라는 말이 듣기 싫다. 서슬 격동했다가 가라앉히고 왜 거슬리는지 생각을 빠르게 해본다.


1. 누칼협을 듣는 사람들은 본인이 고통받고 있거나, 주변 사람이 고통받고 있을 거다. 로또 맞았다고, 누칼협을 듣지는 않는다.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새침데기 같이 구는 사람의 마음이 얄밉다.


2. 타인을 대하는 마음의 뿌리는 거칠게 말하면 세 개다. 호의, 무관심, 적의.


타인의 고통에 대해 누칼협이라 하면 그걸 듣는 사람들은 마음에 적의가 들거나 무관심하다. 무관심하게 반응한다면 그 사람이 위대한 영혼인 거고 적의가 든다면, 당연한 반응이다.


타인에게 누칼협이라 할 때는 이유가 있거나 이유가 없다. 이유가 없다면 타인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게 되거나 쓸데없는 소리를 한 게 된다. 그럼 이유가 있다면 ? 1에서 말했듯이 호의를 가지고 누칼협을 말하지는 않을 거고, 타인에게 무관심 하거나 적의가 있어서 누칼협을 할 수 있겠다. 무관심 하면서 누칼협을 한다는 건 입이 가볍거나 자신의 말이 타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걸 모르면서 말하는 거니 지능이 의심스럽다.


적의가 있어서 말하는 건 ? 그럴 수 있다. 그런데, 타인의 불행이나 고통에 적의로 대하여 자신이 타인에게 느끼는 적의를 표출하는 건 결국 스스로 불행을 자처하는 일이니, 그런 사람에게는 상황에 따라 연민이 들거나 얄밉거나 고만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3. 누칼협은 우리 사회의 사회적 연대가 박살 났다는 뜻이다. 연대가 박살났다는 건 애정이 없다는 거고. 인간은 태어나서 엄마아빠랑 유대 하면서 사회적 규칙을 통한 원초적 욕구를 마음에 새긴다. 좀 더 복잡한 사회적 욕구는 친구관계나 학교를 가면서 사회적 규칙과 통념을 통해 마음에 새겨진다. 사회적 규칙이 경쟁, 승자독식이면 사회 구성원 마음에 타인은 적, 제거대상 이렇게 내면화 된다. 연대는 믿음과 애정 없이 못 굴러가는 개념이니까, 누칼협은 결국 우리 사회의 사회적 연대가 박살 났다는 걸 말해주면서, 어디서 부터 잘못 되었는지 망연하게 만드는 말인 거다.


4. 누칼협은 1-3에 따라 적의 대상, 제거대상인 타인이 망해서 다행이고, 안도한다는 것도 말하면서, 나에게 기회가~~?? 라는 사이렌의 흥얼거림이다. 경쟁주의와 승자독식에 기반한 능력주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보상과 불안을 주고 대부분에게 환상과 악독한 마음, 패배주의만 심어준다. 그니까 모든 인간한테 안 좋은 거라니까


5. 모든 것은 사회적이다. 사회적인 걸 빼고 나 혼자 잘났다고 아무리 떠들어봐야 그 떠드는 언어조차 사회적이다. 한국에서 국어를 배우면서 성인이 되었으면, 사이렌의 노래에 이미 가스라이팅 되어있다. 누칼협은 오로지 당신 선택으로 당신이 망했다를 말한다. 아니, 선택은 내가 하면서 동시에 사회가 하는 거다. 고로 누칼협에 내포된 '오로지'는 틀렸다.


대충, 1-5까지 때문에 누군가 타인에게 누칼협 말하는 걸 읽거나 들으면 기분이 잡친다. 누칼협이라는 표현자체가 이미 비논리적이고, 감정도 잡치게 하는 그래서 mbti F 건 T 건 다 엿먹이는 말이니까. 쓰레기다종세트니까.



mz님들께(나도 mz인가) 당신의 잘못은 당신이 못나서 그런 게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 말기를.



**머리가 좀 크면, 사회적 규칙은 이런 식으로 새겨진다. 예를 들어, 어떤 애가 학폭 했는데, 아빠엄마가 돈으로 권력으로 학폭 처리하는 관계자들 매수하면, 아무리 도덕책에서 착하게 살자고 적어놔도, 애는 돈과 권력만 있으면 개처럼 살아도 된다는 규칙을 마음에 새긴다. 그래서 착하게 살자고 쓰고, 개망나니처럼 살자고 읽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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