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계절풍이 실어오는 비의 계절.
번쩍번쩍
카메라 플래시 같은 몇 번의 번쩍임. 하늘을 찢으며 달려오는 듯한 천둥소리.
세상의 종말을 알리는 종소리 같은 그 굉음에 놀라 사무실 창문을 바라본다. 시커먼 하늘에서 엄청난 비를 쏟아낸다. 얼마나 그 양이 많은지 하얀 포말이 일어나 시야가 가려질 것만 같다.
태풍 솔릭이 싱겁게 지나가버린 서울엔 뒤늦은 장마가 찾아온 것처럼 며칠째 폭우다. 폭우는 폭염을 밀어냈다. 한기가 느껴져 컵에 따뜻한 물을 받아와서는 그 옛날 습관처럼 아쌈티 티백 하나를 담근다.
'이제 우리나라도 아열대 기후가 된 건가?'
여름의 끝자락을 향해 가는 8월 말의 서울에서 만난 이 비는 몬순을 닮았다.
몬순 Mosoon. 저 멀리 아라비아 해에서부터 불어오는 남서 계절풍은 인도 아대륙을 지나 히말라야 산맥 쪽으로 불어오며 엄청난 비를 뿌린다. 인도 위에 있는 네팔도 마찬가지다.
보통 5월 말부터 9월까지 계속되는 몬순에는 거의 매일, 그리고 하루 종일 비가 온다. 이때 내리는 비가 일 년 강수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이다. 일정량이 꾸준히 내리면 좋겠지만 대부분 예상치 못한 폭우로 내리 붓는 경우가 많아 홍수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인도든, 네팔이든 여전히 농업 중심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 몬순은 소중한 존재이다. 몬순이 있기에 열매를 맺고 풍요를 거둘 수 있다. 몬순 때문에 그들의 문화와 역사, 종교, 경제가 생겨나고 유지되어 왔다. 몬순이 끝나는 시기에 여러 축제가 있고 물을 신성시해 물이 있는 곳에 사원을 짓는 것을 봐도 그 들이 얼마나 물을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우리말은 '비'와 '물'을 구분하지만 그들은 비도 '빠니पानी'고 물도 '빠니पानी'다. 그들에겐 비는 곧 물이고, 물은 생명이다.
네팔 여행의 적기는 건기인 10월부터 4월 중순까지입니다. 보통 네팔 여행에선 히말라야를 보러 오시기 때문에 설산이 깨끗이 잘 보이는 이 시기를 선호합니다. 몬순 시기인 5월부터 9월, 특히 한국 여름휴가철인 7, 8월의 네팔은 트래킹이나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계절은 아닙니다.
그래도 비를 사랑하신다면, 이국의 Monsoon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언제나 Welcome~
Monsoon의 네팔 모습들입니다.
http://map.alleys.co/play/QD1YGCr5mWvyhu6nXyaPy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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