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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엘 Aug 28. 2018

25_꿈은 멀지 않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ABC 트래킹 에필로그

살면서 언젠가는 히말라야를 한 번은 가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흔히 얘기하는 '죽기 전에 꼭 해볼 버킷 리스트'의 끝판왕쯤으로 생각했습니다. 꽤나 오랜 뒤에야 가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도 빠르게 히말라야 근처에서 살게 되었었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을 시작으로 네팔에 사는 동안 여러 히말을 다녔습니다. 지난 5월엔 한국에 돌아온 지 7년 만에 다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가게 되었으니 꿈은 꾸고 볼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중엔 회사 가고, 주말엔 아들 둘이랑 놀아주며(?) 살다 보니 의욕만큼 브런치 글을 많이 못 쓰네요. 맘 같아선 일주일에 2-3개씩 뚝딱 쓰고 싶은데... 그래도 왠지 여긴 헛투루 쓰면 안 될 것 같은 곳이라 그리 쉽게는 못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계속해서 네팔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7년 전 네팔을 떠나며 '언제 돌아오겠어' 했는데 벌써 몇 년째 해마다 네팔을 방문할 기회가 감사하게도 생깁니다. 과거에 박제돼버린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이 업데이트된 이야기들도 열심히 나눠볼까 합니다.



안나푸르나 트래킹의 그 경험으로 인해 제 삶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자연을 더 사랑하게 됐고, 더 걷게 되었고, 언제나 걷고 오르고 보는 일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네팔, 히말라야 사람들의 삶을 보며 누군가의 삶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이 땅의 사람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는 조금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삼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어느덧 도보여행, 트래킹, 하이킹 전도사가 되어 제가 만나는 10대부터 60대, 웃는 사람, 우는 사람, 아픈 사람, 힘 빠진 사람, 누구라 할 것 없이 "가서 걸어보세요"를 외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실적도 좋습니다.


한국이 좋은 나라임엔 틀림이 없지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대자연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남한 내륙에서 젤 높고 크다는 지리산엘 가도 천왕봉에서 산 아래 동네들이 훤히 보일 정도니까요. 잠시 속세라는 전원을 끄고 자연에 푹 파묻혀볼 일생일대의 기회가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살다가 꼭 한 번은 그런 시간, 그런 경험이 있기를 저는 바랍니다. 어떤 부분에서든, 어떤 방향으로든 삶이 분명 달라질 것입니다.


히말라야에 간다 하면 뭔가 익스트림하고 어렵고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앞서고 두렵고 걱정될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겁니다. 그래서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이라 생각해 앞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런 마음에 지난 5월 안나푸르나를 다시 방문해 저의 스토리와 트래킹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작은 앱을 저의 회사 동료와 둘이서 만들었습니다 (이럴 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게 참 좋네요). 꼭 네팔 트래킹이 아니어도 이 세상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들을 소개하고 직접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시작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또 한걸음 꿈과 가까워진 기분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럼


걷기라는 지극히 단순한 행위를 통해서 인간은 참으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콜린 플래처, <완전하게 걷기> 중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alleys.wonder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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