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다.
갈 수 있는 길이,
가야할 남은 길이
걷다 보면
무언가 일어나고,
가다보면
누군가 기다려 주고,
행장을 풀고 안식할 곳에 이를 길이
행복은 구태여 길이 끝날 곳에만 있지 않고,
걷는 내내
함께 할 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알밤 떨어지듯
톡톡 떨어진다.
함께 할 이와
남은 길을 바라보며,
걸을 길이 있다는 것이
맘 하나 가득 차오르는 빨갛게 벌어진 석류 한 송이
가는 길에
가시덤불이 없어서가 아니고,
독사가 지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오라 부르시는 이의 손길과
같이 갈 수 있는 이들이 있기에
이 길에서
웃음소리가 나뭇잎 사이 햇살 드리우듯
퍼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