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사무실에서 토마토 키운 이야기는 단 하나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하며 끝난 듯하였다. 그 잘생긴 토마토는 나와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감동과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주고 내년 봄에 흙속에 심길 것을 기다리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말이다.
수확을 마친 토마토의 남겨진 몸통과 가지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애초에 먹었던 마음대로 토마토 일생을 끝까지 다하도록 살게 해주자 하는 마음으로 때 맞추어 물을 주다 보니, 11월이 지나도록 싱그러운 이파리를 가지고 잘 버티고 있었다. 밭의 식물들은 다 사그라져 가고 있는데 사무실 환경이 일종의 그린하우스 역할을 해주는 모양이다. 가끔 줄기나 잎을 만지면 특유의 기분 좋은 향내도 여전하였다.
그런데 11월 하고도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아침 물을 주려 하는데 꽃이 핀 것이 보였다. 그것도 두 개나 말이다. 첫 수확의 기억에 황급히 면봉을 가지고 문질러 주었다. 혹시나 늦게나마 추가로 열매를 맺지나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이 작은 녀석이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주더니 계속 기쁨을 선물해주네 하며 얼른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자칫 떨어질 꽃같이 여기면서 말이다.
생명은 돌보면 열매를 맺는구나. 생명은 그 잠재적 자본을 갖고 태어나고 돌보고 가꾸면 그 생명의 모든 풍성이 표현되고 나타나는구나 하는 것을 알려준 토마토. 그 표현을 보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음과 푸근함과 만족감을 주는지. 잘 돌본 생명의 결과는 누림을 가져다준다.
고린도전서 3:6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