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그 옛날 어느 왕국에 맛있는 음식을 유난히 좋아하는 임금님이 살고 있었습니다. 이 임금님에게는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수석 요리사와 그를 돕는 많은 요리사들이 있었습니다. 그 요리사들은 왕국의 각지에서 올라오는 최상의 재료들을 사용해 보기에도 좋고 임금님의 입맛에 딱 맞는 풍성한 요리들을 해내곤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석 요리사와 그를 돕던 요리사들도 점차 나이가 들어가게 되어 다음 세대의 요리사들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임금님과 상의 끝에 왕립 요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젊은 요리사들을 채용하기로 하였답니다.
이 새로 온 신참 요리사들은 각자 앞으로 자신이 왕궁에서 이름을 날릴 멋진 수석 요리사가 될 꿈을 꾸며 설레는 마음을 갖고 왕궁의 주방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왕궁의 주방은 휘황찬란하고 요리학교에선 보지 못했던 온갖 귀중한 그릇들과 요리 도구들이 즐비한 것을 보고 마음이 황홀해졌지요. 모든 도구들은 잘 닦여 정돈되어 있었고 주방용 칼들도 식재료를 살짝 갖다 대기만 해도 잘려 나갈 정도로 날이 잘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열심히 요리하는데 참여하고 배우고 싶었던 이 신참 요리사들은 날 선 칼에 자꾸만 손을 베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손이 자주 베이게 되면 왕궁의 요리사에서 쫓겨날 것만 같은 두려움에 어느 날 저녁 기존 선임 요리사들이 다 퇴근한 사이에 그들은 상의 끝에 철판에 대고 자기들이 쓰는 주방용 칼을 내리쳐 날을 무디게 만들었답니다.
다음날 수석 요리사는 여느 때와 같이 여러 요리사들에게 각종 요리를 시키고 이 신참 요리사들에게도 드디어 한 가지 요리를 해오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어 자기 앞으로 준비된 요리들을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정성스럽게 요리된 음식들은 수석 요리사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만큼이나 만족스럽게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참 요리사들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요리된 음식을 보니 재료들이 거칠게 썰어져 있고 심지어 뭉개져 있었습니다. 모든 요리사들이 놀라 어떻게 된일이냐 묻고 그 이유를 알게 되자 다들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하였습니다.
수석 요리사가 그 젊은 신참 요리사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아, 날이 서지 않은 것을 어찌 칼이라 하겠느냐? 칼에 손이 베이는 것은 자네들이 칼의 속성을 잘 알고 날 선 칼날을 두려워하여 스스로 조심하여 다룰 줄 알게 되면 문제가 없게 되나, 칼을 무디게 해 놓으면 무슨 수로 음식 재료를 깔끔하게 다듬겠느냐?" 그리고 다른 요리사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이 젊은 친구들의 왕립 요리사 자격을 박탈하고 수습생으로 두어 배우게 하시요."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그대의 유익을 위하여 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대가 악한 일을 행하거든 두려워하십시오. 그가 공연히 칼을 차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악을 행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진노를 집행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