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무 Oct 18. 2023

사람의 원망

사람은 자기가 어리석어 길을 망치고서 마음속으로 여호와께 화를 낸다. 잠언 19:3


 30 중반을 넘기면 근육은 발달곡선에서 퇴행곡선으로 전환하게 된다.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근골격계 문제로 대게는 큰 고생을 하지 않는데, 30 중반을 넘기면 이야기가 달라지게 된다. 여전히 사무실에서 컴퓨터 화면과 판에 매달리다 집에 와서는 가장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남은 저녁시간을 TV 리모컨을 돌리기만 하다간 어느 날 평소하던 대로 하던 동작에도 급성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그 통증의 심한 것은 말로 할 수 없는데 악 소리 나게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한 번은 미국에서 R님이 한국을 방문하였다. 근접거리에서 접대하였던 분들이 가뜩이나 비만이신 분께 체질의 개념에 대해 소개하고 체질까지 측정하여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하는 체질이라고 알려주었고 고기위주의 식사를 권고하였다. 수년이 지나 그분은 관상동맥질환으로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게 되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오늘 이 상황에 대해 누구도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제 때에 하지 않은 일은 숙제가 되어 어느 날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될 때 불현듯 쏟아져 내린다. 없었던 일들이 마치 지금 막 생긴 것처럼. 책상 위에 쓰다 놓아둔 물건도 제자리에 두길 미룰 때 어느 날 더 이상 물건 둘 곳이 없이 번잡해진 자신의 책상을 보게 된다. 이 모든 혼잡이 익숙해 짜증도 나지 않는데 책상 위 수많은 물건들 속에 찾지 못해 없는 줄 알고 또 온라인 구매를 한다. 그렇게 집으로 들어온 물건이 한둘이 아닌데 나중엔 또 구매를 한다.


 어떤 사람은 좀 친숙해지면 연관된 사람들에 대해  단점을 말하며 그렇게 해서 일이 되겠느냐 말하곤 하고 자신에 대해선 장점을 은근히 이야기하고 업적을 늘어놓곤 하는데 두세 번 그러다 보면 그 야기를 듣던 사람이 나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하며 거리를 두게 되고 만나 이야기 하더라도 내밀한 이야기나 책잡힐 이야기는 애초에 꺼내 놓지도 안 하게 되니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는 날이 갈수록 희귀해지게 된다.


사람들은 많은 경우 자신이 그릇 행하고는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에 대해 다른 사람 탓을 하거나 하늘을 원망한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계신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항변하는데, 적지 않게 일들은 이미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말미암아 진행되고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빠른가 느린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