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에서는 손쉬운 보정이란 없다. '빠진 코를 슬쩍 지나 계속 뜨개질하다가도 그 심각성을 느끼면 빠진 코 지점까지 다 풀어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잨가의 말처럼, 서지현 작가님의 '아날로그인'은 필름 카메라로 젊은이들이 돌아가듯 버추얼 세계의 천박함과 손쉬움에서 알레쎄이아(ἀλήθεια)로 회귀하도록 이끈다. 알레쎄이아는 진리, 실재로 번역되는데 아날로그는 실재고 실재는 진리에 가까워진다. 디지털의 허무한 세계에 탄식하는 그대에게 고향 집 부뚜막 매케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거들랑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