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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Oct 21. 2023

자작나무 숲

안개가 끼거나 살짝 비가 오는 것으로

내게

그 길은 항상 시작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니며

다듬어지고 닦여졌을

산허리에 두른 길,


판타지를 향한 마지막 좁은 산길 트레킹은

도시의 무게를 숨 겹게 토해 내치게 하고,

구름이 열어준 햇살은 붉은 등, 주황 등, 아직 가을이 밀어내지 못한 초록등을 비추어 내고


왜 왔나 싶을

자작나무 숲은 그 화사한 황금빛 옷자락을 펼쳐내곤,

하이얀 자작나무 속살이 다 드러나도 부끄럽지 않은

순수여!


작은 개울 연못가엔

어디선가 하얀 토끼가 튀어 나와

엘리스를 부를 듯한데,

아내가 타준 따뜻한 커피 한잔에

그 아스라한 동화의 이야기가 저 멀리 도망가고 있다.


올 가을 자작나무 숲에서


자작나무 숲에 한데 어우러진 단풍나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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