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에서 밝혀진 내 몸, 나의 삶' 시리즈를 시작하며.
우리 몸에 대한 형태와 구조적 측면을 공부하는 학문에는 해부학과 조직학이 있다. 거기에 기능적인 면들을 파고드는 생리학이 있고 구성성분에 대한 연구에는 생화학이 있다. 의과대학 시절 기초의학 과목들의 주축의 일부를 구성하는 과목들이다.
육안에 보이는 차원은 해부학이, 현미경적 차원의 구조는 조직학이 담당하며 그 기능은 생리학이 담당하는데 상호 뗄 수 없는 관계이니 이 과목들에 대해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우리 몸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학문들을 배우면서 인체가 얼마나 정교하고 잘 디자인되어 있고, 얼마나 경이로운지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실재 의학 원서에는 우리 몸의 구조를 묘사할 때 'designed'라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그 부분을 기술한 의학자가 의식적으로 표현한 것인지 관용적 용법으로 썼는지 알 수 없지만, 디자인되었다면 누가 디자인을 했을까?
모든 우리 몸의 조직을 현미경적으로 들어가 보면 가장 기본적인 단위인 세포에 이르게 된다. 이 하나하나의 세포마다 데이터센터가 있고, 지역 발전소가 있고, 선택적 정보 소통체계를 갖춘 다채널 SNS 시스템을 갖고 있으며, 자동 생산 공정을 갖춘 공장이 있고 만들어진 물건을 포장하는 포장센터까지 있다면 믿겠는가?
참으로 주님은 저의 속 부분들을 지으시며 / 제 어머니의 태에서 저를 짜 맞추셨습니다. 제가 만들어진 것이 오묘하고도 놀라우니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 주님의 일이 놀라움은 / 제 혼이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은밀한 데서 만들어지고 / 땅 깊은 데서 정교하게 빚어질 때 / 제 골격은 주님께 감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시편 139:13-15
세포 내 핵에 있는 DNA 염기 서열 정보만 해도 단순히 물리적 수준으로 약 750 메가바이트(MB)에 달하지만, 이 유전정보가 발현되어 세포의 기능을 완전히 발휘하는 데는 그 정보량이 수십 테라바이트(TB)에서 페타바이트(PB) 이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대용량 서버나 데이터 센터에서도 쉽게 처리하기 어려운 수준의 방대한 정보라고 하는데 우리 몸 세포 하나하나에 소규모 데이터 센터가 있는 셈이다.
인공지능개발과 활용에 따라 데이터센터설립이 필요하고 여기에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하므로 심지어 최근 미국의 경우 국지적으로 소형 모듈형 원자로 (SMR: Small Modular Reactor)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데 우리 몸의 세포 하나하나에는 이에 해당하는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역발전소 격인 미토콘드리아가 설치되어 있다.
이 세포의 모든 이 소기관들은 인지질 이중층으로 구성된 세포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막은 유동성이 있는 유연한 막이어서 외부와의 소통을 할 수 있는 다채널 수용체역할을 하는 막 관통 단백질 (Transmembrane proteins)이 이 막에 떠다니고 있다. 이 단백질은 특정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수용체 역할을 하는 세포막 밖의 부분, 안정적으로 세포막에 위치한 부분, 수용체에 특이물질이 연결되어 활성화될 경우 세포 내부로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안쪽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막관통단백질외부에는 당사슬구조를 지니기도 하는데 고유의 특이 물질에만 반응하는 구조적 특성들을 지닌 수많은 종류의 막단백질이 활발히 세포 안팎의 소통에 기여하고 있어 우리 몸의 세포들은 고유 다채널 통신 시스템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제 이러한 세포 단위에서 시작하여 내 몸, 나의 삶을 건강하게 할 의학지식으로 여행을 떠나가 보도록 하자.
글: 이상무, 본문 그림: 쥬니퍼(Chat-GPT), 대문 그림: perplexity
더 자세한 그림: https://doctorlib.org/physiology/textbook-medical-physiology/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