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에서 밝혀진 내 몸, 나의 삶 (2)
우리 몸의 세포들은 몸 안의 타 세포들과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자신이 어떤 기능을 얼마만큼, 언제까지 수행해야 할지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이 시간에도 우리 몸의 세포들은 몸을 위해 자신의 책무를 매우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우리가 전혀 인식하고 있지 못한 채 말이다.
예를 들어 보자. 서류철을 다루다가 종이에 살짝 베었다고 하자. 피가 나지만 압박 만으로도 지혈이 되고 소독 후 반창고를 붙이고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 5일이면 복구되고 늦어도 7일이면 흔적도 없게 된다. 물론 베인 정도와 이차 합병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가볍게 베인정도인 경우, 관리를 잘할 경우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 과정 중에 우린 아무 생각 없이 일상생활을 하겠지만 베인 곳에서는 활발하게 치유의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베인 상처를 통해 침투된 세균들과 우리 면역계통의 세포들은 싸워 다 사멸시켜야 한다. 피가 나는 혈관들에서는 지혈작용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야 하고, 섬유아세포(fibroblast)는 벌어진 상처를 붙이도록 콜라겐을 형성해야 하며 손상된 피부의 세포도 재생되어야 한다. 혈소판, 대식세포, 각종 백혈구들, 섬유아세포, 혈관세포 상피세포 등 우리 몸의 각각의 세포들이 일사불란하게 자기가 맡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린 작은 상처에도 곤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유전적 질환인 엘러스-단로스 증후군, 수포성 표피박리증이나 후천적 질환으로 요독증, 간기능 장애,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 비타민 C 부족증인 괴혈병 등 같은 경우 상처의 치유 과정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가장 단순한, 종이에 베인 상처를 예를 들었지만 성장, 소화 흡수, 각종 호르몬 분비와 조절, 신경계의 작용, 신장 요로계의 배뇨의 모든 과정, 우리 몸의 모든 생리 생화학적 반응은 놀랍도록 조화를 이루며 항상성을 유지하면서 크고 작은 도전에 대처하여 정상적인 몸의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놀라우리만큼 각 세포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활성화시키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하며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소통은 어디에서 이루어질까? 이는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에 떠있는 단백질 구조체로부터 이루어진다. 이들은 저마다 고유의 정보를 소통하는 수용체를 달리함으로 수많은 정보 통신 채널을 갖고 있다.
자, 이제 본론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세포막에 대해 말하려고 이렇게 장황한 설명이 필요하였다. 아래 그림과 같이 세포 밖과 소통 채널 역할을 하는 막단백질들과 세포인식과 관련된 당단백질은 세포막에 박혀서 떠다니고 있다. 떠다닌 다는 표현을 쓴 것은 이 세포막이 고체형태가 아니라 이중 인지질과 콜레스텔롤로 형성된 기름층이기 때문이다. 세포막의 55%는 단백질이고 25%는 인지질, 13%는 콜레스테롤, 그리고 그 외 지질과 3%의 당류로 구성된 얇고 유연하며 탄력성 있는 막이다(Guyton and Hall textbook of medical physiology, 14th Ed, 2021).
이중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중 인지질층에 대해 조금 더 보면 인지질은 머리와 두 긴 꼬리를 가진 것 같은 구조인데 구형에 가까운 머리 부분은 친수성(hydrophilic)을 띠어 물과 친한 인산기(PO4)와 글리세롤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개의 꼬리 부분은 지방산 사슬로 이루어져 있어 물과 잘 섞이지 않는 소수성(hydrophobic) 성질을 띠고 있다. 세포 안팎의 수분성분으로 인해 머리 부분은 세포 안과 밖을 향하게 되고 꼬리 부분은 서로 마주 보게 되어 이중 층의 인지질 막구조를 구성하게 된다. 이 두 인지질층 사이사이엔 콜레스테롤이 끼어 있고, 이 세포막은 이로 인해 유동성( Cell Membrane Fluidity)의 성격을 갖게된다. 이 유동성 덕분에 활발하게 외부와 소통 채널을 제공하는 막통과단백질은 이 인지질층에 떠다니며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
세포막이 유동성을 잘 유지할수록 단백질이 쉽게 이동할 수 있어 물질 교환, 신호 전달, 세포 분열 등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이 세포막 유동성은 항상 같은 상태가 아니라 여러 인자로 저하되기도 하고 증가할 수도 있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유동성이 증가하고, 낮아지면 감소한다. 콜레스테롤은 온도가 높을 때는 인지질의 유동성이 너무 커지는 것을 억제하여 유동성을 감소시키는 반면 온도가 낮을 때는 인지질이 너무 과밀해지는 것을 제한하여 오히려 유동성을 유지시켜 완충 역할을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인지질의 지방산 구조가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데, 포화지방산은 유동성을 감소시키고 불포화 지방산은 증가시킨다. 트랜스지방은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지방형태로써 저렴하고 보존성이 좋고 식감이 좋아한 때 많이 사용하였으나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며 사용량이 줄고는 있으나 아직도 이를 사용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트랜스지방은 이중결합을 이루는 두 탄소 원자에 붙어 있는 수소 원자가 서로 반대쪽에 위치하면서 이로 인해 지방산 사슬이 곧게 뻗은 형태를 띠게 되고 이로 인해 포화지방산과 유사하게 분자들이 서로 빽빽하게 쌓일 수 있게 되어 포화지방산과 유사하게 세포막 유동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생화학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니 이 정도로 언급해 두도록 하자. 요약하면 지방산의 종류가 불포화 지방산의 경우 시스(cis) 형태의 이중 결합으로 인해 탄화수소 사슬에 '꺾임(kinks)'을 만들어 인지질 분자들의 빽빽한 배열을 방해하고 다중불포화 지방산은 더 많은 꺾임을 유도하여 유동성을 더욱 증가시키다. 반면 포화 지방산 (Saturated Fatty Acids)의 경우 이중 결합이 없는 직선형 구조를 가지므로 인지질 분자들이 서로 더 빽빽하게 밀집되어 배열되어 유동성을 감소시킬 수 있고 트랜스 지방도 그러하다.
이제 결론에 도달하였다. 세포의 유동성이 감소하면 세포 각자의 고유 기능이 저하되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온도가 낮아지거나 포화지방산으로 세포막이 형성될수록 세포 유동성은 떨어지게 되므로 우리 몸의 세포의 기능은 저하될 수 있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Richard A. Cooper, M.D. Abnormalities of Cell-Membrane Fluidity in the Pathogenesis of Disease. N Engl J Med 1977;297:371-377)
갑자기 기온이 낮은 곳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몸이 오슬오슬 해지며 감기에 걸린 기억이 날 것이다. 몸 밖에 바이러스와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균형을 이루어 건강을 유지하던 것이 갑자기 온도가 낮아져 세포막 유동성이 떨어지면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어 그 균형이 깨지면서 바이러스가 일시적으로 우세하게 되어 우리 몸을 침투하면서 기승을 부린 것이다. 반대로 온열요법은 일부 암종에서 그 효과를 입증한 경우가 있는데 온도가 올라가면 세포막 유동성 증가하여 T세포 또는 NK세포의 인식 능력이 향상되고 세포독성 림프구의 공격력이 증가될 가능성이 그 치료 기전중 한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셔서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입니다. As the living Father has sent Me and I live because of the Father, so he who eats Me, he also shall live because of Me. 요한복음 6:57
우리가 섭취하는 지방질의 종류 또한 우리 몸의 세포막 구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몸을 구성하게 되지 않은가? 신토불이(身土不二)란 말처럼 우리가 먹어온 것이 우리 몸을 구성함으로 먹는 것이 중요하다. 세포막 유동성 측면에서 가장 좋은 것에서부터 가장 해로운 것 순으로 나열해 본다면 고도화불포화지방산> 단가불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도화불포화지방산 (polyunsaturated fatty acids:PUFAs)는 오메가-3 지방산으로 등 푸른 생선 (고등어, 연어, 참치, 정어리), 아마씨, 치아씨, 호두, 카놀라유에 많고, 오메가-6 지방산으로는 옥수수유, 해바라기씨유, 콩기름, 견과류 (아몬드, 캐슈너트)에 많으며 단일불포화지방산 (Monounsaturated fatty acids:MUFAs)은 올리브 오일, 아보카도, 견과류 (아몬드, 피칸, 캐슈너트), 땅콩, 카놀라유에 많다. 이런 종류의 기름들은 일반적으로 섭취하기에 좋은 지방이다.
콜레스테롤 역시 세포막의 구성 성분,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 비타민 D 합성에 필요한 전구체 역할, 담즙산 합성 등으로 필수적인 지방 성분이나 자체 생성이 가능하므로 과도한 섭취는 성인병의 원인이 됨으로 피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계란 노른자, 육류 (특히 내장류), 유제품 (버터, 치즈), 새우, 오징어 등이 있다.
포화지방산 (Saturated fatty acids:SFAs) 은 육류의 지방 (소고기, 돼지고기), 버터, 코코넛 오일, 팜유, 유제품 (치즈, 전유)에 많은데 고농축 에너지원으로, 활동에 필요한 열량을 제공하고 지용성 비타민 (비타민 A, D, E, K 등)의 흡수를 돕는데 필요하나 우리 몸이 자체 생산이 가능하고 과할 경우 성인병을 유발함으로 과도한 섭취에 주의하여야 한다.
트랜스지방은 앞서 말한 대로 세포막 유동성을 크게 감소시키고 막을 매우 경직되게 만들어 건강에 가장 해롭고 부분 경화유가 들어간 가공식품 (마가린, 쇼트닝), 튀김 음식, 패스트푸드, 과자, 빵류에 있을 수 있으니 영양성분구성표를 반드시 확인하고 이 지방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 몸의 건강은 세포 구성부터! 이 말씀을 드리면서 내 몸, 나의 삶의 시리즈를 시작하고자 한다.
글: 이상무, 그림: 쥬니퍼(Chat-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