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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은 뼈를 말리나

현대 의학에서 밝혀진 내 몸, 나의 삶 (3)

by 이상무

지난 "내 몸, 나의 삶"과 "세포막 유동성"의 두 글을 통해 세포 수준부터 건강해지려면 몸을 차지 않게 하고, 등 푸른 생선, 견과류, 올리브 오일, 아보카도와 같은 좋은 지방성분이 들어 있는 식품을 섭취하여 세포막 유동성을 좋게 하자는 말씀을 나누었다.


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핵과 이 정보를 발현시키거나 억제하는 세포 안팎의 정보 통신을 통해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공장이 가동되고 여기서 생산된 제품을 포장하는 포장센터를 지나 세포밖으로 이송되는 모든 복잡한 과정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역 발전소에 해당하는 미토콘드리아까지 세포질 안에는 세포의 생존과 기능에 필요한 소중한 소기관들이 가득한데 이들을 싸고 있는 것이 딱딱하고 고정된 벽이 아니라 유동성을 지닌 막이란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식물들은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펙틴 등의 다당류로 이루어진 경직된 두꺼운 다층 구조의 세포벽(cell wall)을 갖고 있는데 동물들에는 없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기름층으로 된 세포막으로만 둘러싸인 세포로 이루어진 몸을 갖고도 이렇게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화제를 돌려 우리의 마음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즐거운 마음은 표정을 밝아지게 하나 / 마음의 슬픔은 영을 상하게 한다. A joyful heart makes a cheerful countenance, / But by sorrow of heart the spirit is broken. 잠언 15:13

즐거운 마음은 좋은 약이나 / 상한 영은 뼈를 말린다. A joyful heart is good medicine, / But a broken spirit dries up the bones. 잠언 17:22


마음이 슬프면 영이 상하고, 영이 상하면 뼈가 마르게 되고 긍적적 정서는 치유하는 효능을 갖고 있다. 잠언에 나오는 두 구절을 같이 보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시편과 잠언에서 뼈는 그 사람의 존재의 중심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표현(시편 32:3, 잠언 3:8)이다. 뼈가 마른다는 것은 식물이 시들듯 그 사람의 존재 깊은 곳에서부터 생명력이 쇠하여진다는 의미이므로 마음이 상하는 것은 단지 마음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존재, 심지어 육신의 몸의 건강의 깊은 곳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의학적으로도 입증되는 말일까?


정신 건강 상태가 감염병발생에 미치는 대규모 연구 결과


덴마크연구(Anderson NW, Int J Epidemiology, 2015), 스웨덴 연구(Son H. BMJ 2019), 일본연구(Sumiyama A, J Psychosom Res 2022), 영국 연구(Hamer M, Brain, Behavior Immunity 2018)의 결과들을 위 그림에서 도식화하였는데, 정신적 스트레스나 우울증, 심리적 고통을 받는 경우 대조군에 비해서 1.6배 정도 더 감염병에 취약하고 정신적 상태가 더 좋지 않을수록 그런 취약성은 더 강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살아가는 이유”,“삶의 목적”,“존재의 보람” 같은 것을 나타내는 심리적 상태가 강한 경우 감염병에 의한 사망률의 위험비가 0.52 정도 더 낮아지는 결과를 보여 주었다.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사람이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으로 어려운 경우를 간접적으로 비교해 본다면 두 배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는 데이터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수십만 명 규모의 대규모 연구들이고 의학적 근거의 수준도 GRADE근거 권고를 위한 분석으로 볼 때 일부 낮음 (Low) ⊕⊕◯◯에 해당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등도 (Moderate) ⊕⊕⊕◯에서 높음 (High) ⊕⊕⊕⊕에 해당하며 전체적으로 방향성이 일관적인 것을 감안할 때 현재 의학적 근거로는 상당히 신뢰성 있는 결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정적 정서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은 단지 감염병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암질환에서도 그와 유사한 연관성을 볼 수 있는데 Fontesse 등은 24개의 관련 연구에 참여한 총 822,789명의 데이터를 종합하여 체계적 문헌 고찰 수행한 결과를 발표하였다(Psychooncology. 2023). 그 결과 긍정적 심리 상태는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위험비(Hazard Ratio, HR)는 0.91 (95% 신뢰구간 [0.86, 0.96])로, 긍정적 심리 상태가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약 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망률과의 관계를 분석한 오즈비(Odds Ratio, OR) 역시 0.59 (95% 신뢰구간 [0.45, 0.78])로, 긍정적 심리 상태가 높은 그룹이 낮은 그룹보다 사망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GRADE 평가결과 근거 수준은 매우 낮음(Very Low) ⊕◯◯◯에 해당하여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는 긍정적 정서가 암환자의 생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 할 수 있다.


기쁨, 즐거움, 긍정적 정서가 면역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최근 정신신경면역학(Psychoneuroimmunolog)의 발전으로 점차 잘 이해하게 되었는데 긍정적 정서는 면역 세포의 활성화 및 기능 향상하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종양 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역할을 하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세포)의 수를 늘리고 그 기능을 활성화시키며 면역세포의 일종인 림프구 생산을 돕는 감마 인터페론(gamma-interferon)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수치를 낮추고, 침이나 점막에서 분비되어 외부 병원체의 침입을 일차적으로 방어하는 항체인 분비형 면역글로불린 A(Secretory Immunoglobulin A, sIgA)의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에서 밝혀진 마음의 상태와 우리 몸의 건강에 대한 관계를 조금이나마 살펴보았는데, 성경에서 말해주듯 마음이 상하는 것이 우리 몸을 시들게 하여 뼈를 말리게 한다는 말은 의학적으로도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


주님 안에서 항상 기뻐하십시오. 내가 다시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Rejoice in the Lord always; again I will say, rejoice. 빌립보서 4:4


그렇다면 내일이 불확실하고 오늘의 환경이 녹녹지 않은데, 어떻게 우린 항상 기뻐할 수 있을까?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하신 지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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