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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Sep 29. 2020

병들지 않은 자가 없다.

쉽게 읽는 성경 2

 바리새파의 율법학자들이 예수님께서 죄인들과 세리들과 함께 잡수시는 것을 보고,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왜 저분은 세리들과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드십니까?라고 하니, 예수님께서 듣고 말씀하셨다. "강건한 사람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합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습니다. 마가복음 2:16-17


 최근 10년간의 우리나라 의료 이용률 통계에 의하면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가 한 명당 연간 17회 꼴로 OECD 국가 최고라고 한다. 평균이므로 모든 국민이 일 년에 열일곱 번 병의원 외래를 다 갔다는 것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일로 자신이나 가족이 대부분 적어도 일 년에 한두 번은 병의원에 갔을 것이다. 심지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몸 어딘가에서는 질병이 진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30세 이상에서는 세명중에 한 명은 비만이고, 50세가 되면 세명중에 한 명이 고혈압을 갖게 되고 60세가 넘으면 두 명 중에 한 명은 고혈압 환자가 되고 네다섯 중에 한 명은 당뇨병 환자가 된다. 완전히 건강한 사람은 거의  없는 셈이다. 우리가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떤 의사가  아무리 명의라 해도 나와는  관계가 없다. 어떤 의사가 폐암 분야에 세계 제일의 의사라 하도 내가 폐암에 걸리지 않는 한, 내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다.


  한 번은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는 50대의 중년 남성분이 있었다. 건강 관리를 잘하고 근육질의 몸매를 자랑하는 상남자 같은 분이었는데, 어느 날 사색이 다되 나를 찾아 욌다. 큰 중병이라도 걸린 듯 염려하며 하는 말이 자기가 감기 몸살에 걸린 것 같다는 것이었다. 물론 가벼운 감기였기에 그는 수일  다시 그 건강의 자긍심을 되찾았다. 그때 평소 자신의 강함을 뽐내던 모습과 감기에 사색이 된 그의 모습이 대조되면서 속으로 얼마나 웃음이 나왔는지 모르지만, 그의  체면을  생각해서 참느라 혼이 났었다. 천하를 호령할 듯한 기색이 있는 사람도 일단 질병에 걸리면 만사가 다 소용없다. 제발 이번 기회를 넘기고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소원이 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할  것이다. 또 한 번은 공군 조종사로 장교 임관을 앞둔 생도가 혈압이 높아 진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긴장을 하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그를 입원시켜 여러 번 혈압을 재며 관찰하였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생도 생활을 듣게 되었는데, 그에게는 훈련 기간 중 낙하 훈련을 받을 때가 가장 두려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낙하 전에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하곤 하였는데,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간절히 기도한 마음은 사라지고 자기가 잘해서 안전하게 땅에 내려왔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이제 그가 조종사가 되냐 마냐의 기로에 선 것이었다.


  예수께서 이 땅에서 사람들과 같이 살고 행하시는 동안, 그분은 자주 죄인들과 세리들과 식사를 하시며 함께 어울려 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이 항시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리새파 율법 교사들이었다.  


 바리새인들은 당시 하나님을 따르고 섬기는 일을 중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리하라고 요구하는, 하나님께 열심히 있는 사람들이었다. 자신들이 이런 삶을 살므로 그들은 자신이 의롭다고 여겼고, 당시 로마 정부 하에 세금을 징수하는 일을 하는 세관원들을 멸시하고, 죄인들로 드러난 사람들을 정죄하였다. 그런데 그들은 겉의 행위를 의로운 것처럼 할 뿐이지 기회가 되면,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으면 더 악한 일들을 행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지 못하였다.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으면, 자신은 여전히 말을 그렇게 해왔고, 드러나게 행한 것이 의로우므로 자신이 의롭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님에 대해 말씀하시고, 의와 거룩과 하나님의 왕국에 대해 가르치시며 숱한 기적들이 일어나게 하신, 그러나 겉으로 보면 그저 한 사람일 뿐인, 그래서 항상 이 사람이 누구인지 의문이 드는, 이 사람이 그들이 보기에 마땅히 손가락질받고 멸시받고 상종하지 말아야 할 것 같은 죄인들과 세리들과 식사와 잔치를 하며 어울려 다니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보다 못한 한 바리새파 율법학자가 그분의 제자들에게 물었다. 사실 물은 것이지 그의 마음은 이미 판단하고 정죄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입으로는 의와 하나님의 왕국에 대해 말씀하시며 행동은 죄인들과 어울려 다니냐고, 우리나라 사람이었다면 근묵자흑이요,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는데 당신들의 선생님은 죄인들과 세리들의 친구가 아니냐고 따지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답변은 예수님께서 하셨다. 주님이 오신 것은 의사로서 오셨다는 것이다. 의사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하지만 병자에게는 너무나도 긴요한 분이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애원할 대상이었다.


 피가 나면 잘 멈추지 않아 13년간 고생한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풀잎에 손을 베면 피가 멈출 줄 모르고, 생리가 있는 때면 지옥과도 같았다. 어떤 의사도 이 여인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었다. 용하다는 의사의 소문이 있으면 다 찾아가 보았다. 그러다 보니 재산도 허비하고 마음은 마음대로 지쳐가고 있었다. 그런데 온갖 병들을 고치시고 심지어 시각장애인도 눈을 뜨게 하신 분이 수많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지나가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인파 이를 헤치고 그분께 다가갔다, 어떤 사람들은 그 여인이 그리하는 것을 흘겨보기도 하고 밀쳐내려 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여인은 마음이 절박하였다. 십삼 년간 아무도 이 여인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없었기에. 이에 여인은 손을 내밀어 그분의 옷자락을 만졌다. 그 순간 그 여인은 자신의 병의 근원이 순식간에  마르게 된 것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그때 그분께서 갑자기 돌이키시며 말씀하셨다, "누가 나를 만졌습니까?" 제자들은 기가 찼다. '아니 이 많은 사람들이 서로 밀쳐대며 주님 주위에 가득한데 누가 만졌다고 물으시냐'며 한두 사람이 만졌겠냐 생각하여 주님을 탓하였다. 그러나 주님은 분명하셨다. "아니다, 누가 나를 만졌다."


 은 사람들이 예수님 주위를 몰려다니며 함께 이리 밀고 저리 밀며 다녔지만 예수님을 만진 것은 여인 한 사람이었다. 그 여인은 13년간 고통을 받아온 병자였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지만 환자에게는 그렇지 아니하다. 그 여인에게 있어서 기댈 곳이라곤, 소망을 둘 곳이라고, 자신의 이 고통을 할 사람이라고는 이 세상에, 이 우주 가운데 딱 한 사람, 참 의사이신 예수 한분 밖에는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혈루의 근원은 말라버렸다.


마가복음에서 주님은 병든 자를 죄인과 같은 선상에 놓는다. "강건한 사람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합니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습니다."라고 말이다. 건강과 사망 사이에 질병이 있다. 죄는 건강한 사람을 병들게 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다. 하나님 눈에 죄인과 병든 이는 같은 이이다. 당신은 당신 자신이 죄인이 아니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성경에서 이미 당신이 죄인인 것은 증명되었다.


 한 여인이 간음한 현장에서 붙들려 예수님께 왔고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이 여인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지 말해달라고 종용하였을 때  잠잠히 땅에 글을 쓰시던 그분은 말씀하셨다. "여러분 중에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로 치십시오."  그러자 어른에서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 한 사람 다 그 현장에서 떠나갔다. 주먹 한가득 쥐었던 돌을 떨구면서 말이다. 이미 그때 우린 우리 자신이 죄인인 것을 시인했던 것이다. 지금 당신은 떨어진 돌을 다시 주어 들고 그 여인을 향해 던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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