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철 Nov 16. 2021

나에겐 역경은 축복이었다

메타버스는 스토리의 힘이다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의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낭만이 가득하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아동 문학의 최고로 손꼽힌다. 위와 같은 스토리를 포함하여 수많은 이야기를 남긴 이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Hans Christian Andersen)이다. 고향은 덴마크이며 동화작가가 되기 전에는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신(神)이 쓴 한 편의 동화다." , "나의 역경은 정말 축복이었습니다. 가난했기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고,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았기에 '미운오리새끼'를 쓸 수 있었습니다."

지독하게 가난한 구두 수선공의 아들로 태어난다. 아버지가 나폴레옹 전생에 참전하고 돌아온 후에 신경 쇠약으로 서리가 내리던 밤에 죽는다. 안데르센의 어머니는 눈의 요정이 그를 데려갔다고 그에게 말한다. 안데르센의 인생 자체가 추운 겨울과 같은 순간을 표현한 것이 '눈의 여왕'이다. 어머니는 거지 생활을 하다 정신병원에서 사망을 하게 된다. 구두 만드는 친할아버지가 인형이나 동물을 만들어서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구걸하다시피 하여 팔아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친할머니 또한 병적으로 거짓말쟁이였다. 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자기 스스로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외모 콤플렉스가 심하여 친구도 없이 홀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이러한 집안의 유전자를 이어받은 안데르센은 여성의 관심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사랑도 이루지 못한다. 

14세에 고향을 떠나서 코펜하겐으로 향한다.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수도 코펜하겐으로 간다. 하지만 배우가 되기엔 몸이 둔하고 발음도 이상했다. 게다가 춤과 노래도 할 수 없었다. 배우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상황에 다시 심하게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세계는 부정과 긍정으로 뒤죽박죽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참하면 비참할수록 전혀 다른 사건으로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동화에 몰두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현실로 도피하고 싶은 마음과 자신의 정신병적 습성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한겨울에도 얇은 옷 한 벌로 지낸 그는 자신의 재능과 삶에 대한 큰 자신감이 있었고 그 꿈을 포기하지 않으며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어린 시절에 자신이 좋아한 것을 생각하며 작가의 길을 결정한다.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안데르센은 맞춤법도 틀리고 엉망인 그의 글을 모든 출판사가 거절했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선천적으로 몸이 둔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맞춤법은 공부를 하면서 고칠 수가 있어' 안데르센은 자살을 생각하는 극심한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덴마크 의회 의원의 후원으로 라틴어를 배우는 학교에 입학하여 공부를 다시 시작한다. 안데르센이 시를 쓰는 것을 싫어하는 교장으로 5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코펜하겐 대학에 들어간다. 공부와 글쓰기를 통해 노력을 하면서 희곡과 소설을 쓰며 '즉흥 시인'이라는 작품으로 유럽 전역의 문학계로부터 호평을 받는다. 


당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인 단편 환상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를 쓰기 시작한다. 자신의 인생의 바탕을 토대로 동화를 쓰기 시작한다. 안데르센이 실연을 당하면서 가슴 아파했던 사연의 경험이 '인어공주'의 이야기가 되고,


 알코올 중독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가난한 환경에서 온갖 학대를 받았던 경험이 '성냥팔이 소녀'가 된다. 안데르센의 아버지가 죽은 후 어머니가 그가 추운 겨울 구걸하며 굶어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던 어머니가 모티브였다. 어린 시절 구걸할 만큼 가난하여' 너무 추워서 성냥개비 하나라도 피우면 좋겠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던 어머니 생각을 회상하면서 걸작 동화가 탄생한다.


그의 최고의 걸작은 1834년 새 동화집' 미운 오리 새끼'를 발표한다. 미운 오리는 항상 다른 오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미움을 받았고 성장하여 어느 날 백조였다는 것을 알고 아름다운 백조가 되어 날아갔다는 이야기이다. 친구들로부터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은 경험이 '미운 오리 새끼'라는 인류의 문화유산이 탄생한다. 자신 스스로가 겪었던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이 오히려 축복이었다고 말한다. 


그가 만들어낸 동화는 163편이나 된다. 아버지가 죽은 후에 열한  살 때 만난 목사의 미망인 부인을 만나 책을 접하면서 셰익스피어와 괴테의 문학작품에 몰두를 한다. "지금은 가난하지만 장차 위대한 예술가가 되어 세상을 흔들겠다"는 야심을 키워나가기 시작한다. 미운 오리 새끼처럼 태어난 환경이 아무리 안 좋더라도 언젠가는 백조처럼 거듭나야겠다는 자세이다. 자신의 재능에 대한 대단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자기 작품의 평단에 울고 웃고를 하면서도 계속 이어서 작품을 발표한다. 이러한 에너지의 원천은 실생활에서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것을 작품으로 영혼이 위로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상상의 세계를 통하여 살아남기 힘든 세상을 창작활동으로 이어간다. 


그의 아버지가 죽고 난 후에 11살 때 만나 목사 부인의 만나 문학에 접하고 이 목사 부인의 훌륭한 성품은 안데르센이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준다. 또 그녀로부터 안데르센은 시인이라는 직업의 훌륭함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로 인하여 예술가들을 동경하게 되기 시작한다. 장차 예술가가 되어 세상을 흔들어 보겠다는 결심이었다. 


그의 동화는 왕자와 공주, 임금님과 황제, 아름다운 새와 정원, 백조 등이 나오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비참하고도 불우한 과거의 안데르센이었지만 자신의 평생 어두운 과거가 삼켜지지 않도록 가난한 사람들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동화 집필에 몰두한다.


외모 콤플렉스인지 그가 여성에 관심이 없었던 것도 여자들에게 몇 번이나 고백을 했음에도 거절당한다. 이로 인하여 평생을 상처를 가지고 살면서 독신으로 살다 세상을 떠난다. 이러한 고통은 사신의 목숨까지 바치며 왕자를 찾아 가지만 버림받아 죽는 '인어공주'이야기를 쓴다. 왕자의 가슴을 찔러 피를 다리에 떨어뜨리면 다시 꼬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왕자의 피를 보아야 자유를 얻는 섬뜩하지만 역사적 진실을 내포한다. 당시의 엄격한 계급 구조와 힘겹게 투쟁한 작가라는 평가도 존재하는 이유가 그러하다.


 인어공주는 고통을 참아내며 선함을 추구하면서 보상으로 공기의 정령이 되어 승천한다는 그의 동화 원작과 같이 인어공주는 순수, 순진무구한 사랑이 그의 인생을 나타내고 있다. 안데르센은 이 인어공주를 집필하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리면서 정성을 기울인다. 결국은 인어공주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화이지 대표작이 되었다.

눈의 여왕에 매료된 많은 나라들이 원작 삼아 영화, TV 애니, 게임 등의 다양한 미디어로 제작한다.  러시아, 한국, 미국, 영국, 일본에서 각색 제작된다. 러시아에서 최초로 눈의 여왕을 영상화하였고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태양의 왕자 호르스의 대모험을 비롯한 일본 애니메이터에게 큰 영향을 준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기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 납치된 크라리스를 찾아가는 루팡, 납치된 시타를 찾아가는 천공의 성 라퓨타의 파즈, 사라진 금붕어를 찾아 떠나는 유치원생 이야기 벼랑 위의 포뇨 등의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이야기의 기본 토대가 된다. 여주인공의 계보 역시 안데르센의 남자 주인공 카이를 구하는 소녀 겔다는 로자 공주, 미래소년 코나의 라나, 루팡의 클라리스, 미래소년 코난의 몬스리,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의 크샤나, 원령공주의 에보시 등이다. 

그의 작품은 한 인간이 괴롭고 어려운 삶의 고통을 예술적 작품으로 잘 승화해 나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말한 " 인생은 가장 아름다운 동화이다"이라는 대목이 잘 증명해주고 있다. 


그가 쓴 자서전의 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적고 있다.

"내 머리 위에는 행운의 별이 빛나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그 별을 가질 자격이 있는데 왜 하필 나 같은 사람에게 이토록 더할 수 없는 기쁨을 주셨을까? 나는 항상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역경이 축복이 되어 많은 이들이 읽거나 보고 듣고 하는 작품으로 승화되어 재생산되어 왔다. 위대한 스토리는 스토리를 낳아 재생산되어 확산되어 간다. 역시 이들의 스토리를 확대해서 새롭게 만들어 가는 콘텐츠가 메타버스와 같은 세상에서 스토리를 이어갈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계족산 주말 걷기 (정상 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