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 쪽 세 번째 책상은
다리가 조금 짧아서
누가 건드리면 꼭 덜컹거렸다.
의자 밑에는
이름이 반쯤 지워진 실내화 주머니,
체육 시간표가 적힌 쪽지는
테이프로 네 번이나 붙여 놓은 채
끝이 말려 있었다.
칠판 한가운데엔
지우개가 지나간 자리만 남아
어제 문제의 답이 희미하게 번져 있고,
분필 가루는
선생님 책상 옆에서 하얗게 쌓였다.
뒤쪽 사물함엔
마시다 만 이온음료,
뚜껑이 헐거운 물통,
분실물 박스에 들어가지 못한
장갑 하나.
점심시간 종이 울리면
책상 위에는
문제집, 필통, 휴대폰이
순서 없이 널려 있고
창문은 항상
누군가 조금만 열어 둔 채였다.
지금은 방학이라
의자들이 책상 위에 올라가 있고,
바닥엔 먼지만 남아 있는데
그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만
아직 정리가 안 된 것처럼
교실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