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는 재주가 많다. 비누, 양초, 샴푸, 과일청, 요거트 등 다양한 것들을 직접 만든다. 아이들이 어렸을때 부터 아토피를 달고 살아서 왠만하면 사서먹이는 것보다는 만들어 주었다. 만들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번 써보라고 나누어 주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아 가끔 아파트 단지에서 벼룩시장이 열리면 몇개씩 가져다 판다. 파는 것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동네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마음에서 나가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일 것 같아 온 식구가 다 같이 출동한다.
하루는 우리 아파트 옆 단지에서 벼룩시장을 연다고 울 마눌님이 그동안 만들었던 것을 팔러 가겠다고 주섬주섬 챙기고 있었다. 제법 짐이 되다보니 나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돗자리, 파라솔, 의자, 등 다양한 시설물(?)들을 챙겨서 들고 먼저 나선다.
그날따라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많이 나와 있어서 이것저것 제법 팔렸다. 아이들도 놀며 구경하며 그리고 자기들 안쓰는 책이며, 장난감도 같이 갖고 나와 팔고 있었다. 벼룩시장에 온지 한 2시간쯤 지났을까?
우리 집 첫째 아이가 한 아이에게 친한 척을 하는 것이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너희 집이 여기냐? 넌 뭐하고 있냐 등등 서로 재잘거렸다. 첫째아이 친구도 부모와 같이 있었다. 그 친구네는 물건을 팔러 나온것 같지는 않아고 그냥 구경하러 나온듯 했다. 우리 식구도 같이 눈인사를 하고 잠깐 스쳐 지나가게 됐다.
우리는 벼룩시장이 끝날때까지 있다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온 식구가 밥을 먹으러 갔다. 아내가 배고픈지 음식을 어느때보다 맛있게 먹다가 아까 만났던 아이가 생각났던지 첫째한테 아까 그 친구랑은 친하냐, 둘 째도 아는 아이냐(참고로 우리 첫째와 둘째는 쌍둥이다)라고 이것 물어보던 중 우리 와이프가 첫째한테
"그 아이는 외동이야?"
그랬더니 우리 첫째는 황당하다는 듯이
"아니 그 애 703동일걸...."
나와 아내는 첫째의 대답에 순간 웃음이 터졌다. 생각지도 못한 답이었다. 당시 우리 쌍둥이는 초등학교 1년이었던 때라 아직 외동이 뭔지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애들은 3남매이다 보니 외동이라는 말이 낯설던 것이고 아니 몰랐던 것이다. 우리 첫째는 엄마하고 아빠가 왜 웃는지 영문을 모르고 우리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 우리는 외동이 형제가 없이 혼자인 아이를 외동이라고 하는거야 라고 설명을 해줬다.
그 다음부터는 뜻을 알고 3남매 중에 특히 딸아이가 혼자 우리 부부랑 어디를 갈 경우가 생기면
"오늘은 엄마아빠랑 외동놀이 하는 날이네~^^"
라고 하며 즐거워 한다. 그래 어쩌면 삼남매로 살면서 무엇이든 나누어야 하고 조율해야 하고 때로는 양보를 해야할때면 아마 속생했을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 가끔은 혼자이면.. 외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