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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망버드 Nov 14. 2019

여기는 다르다

2. 햇살 맛집

 이제는 그냥 대명사가 된 말'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대구에 와서야 왠지 자랑인듯 아닌듯 제일 많이 들은이단어는 어쩌면 더위조차도 최고이고 싶은 대구 특유의 정서를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주변의 의성이나, 경주의 기온이 더 높은 경우도 많다.어쨌든 요즘엔 대바이(대구+두바이), 대집트(대구+이집트) 등으로 진화하고 있기도 한 이 대구의 더위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이기 때문인데,지형 특성상 덥고 비가 적다고.그래서 사회과부도에선늘 대구의 특산품으로 사과를 표시하고 있듯(옛날 사람) 과일이 잘 자란단다.

기분탓인지 정말로 햇살이 따가운 느낌이 들었다. 햇살 자체가, 야생적인 느낌이다. 어쩌면 이 도시를 닮은 햇살일줄, 아직 완전히 실감하지 못할 때에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하물며 겨울볕인데도, 서울의 그 아파트들 사이 먼지낀 베란다를 통해 들어오던 예의 그 햇살이 아니었다. 

어느 날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고,학교 플랜카드에 찍혀있던 로고를 보고 깜짝 놀랬다.거기엔 이렇게 써 있었다.‘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아이쿠.우리나라의 교육수도가 대구인줄은,여기 와서 처음 알았다.

한 번은 한 교수님의 강연을신청해서 교육청에 가봤는데, 강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위에 큰 태극기가 보이고 국기에 대한 경례를하자 아마도 대구에 자주 오지는 않으시는 듯한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십여년간 강의를 하러 돌아다녔지만 강의 전에 국민의례를 하는 곳은 대구가 처음이네요. 이렇게 큰 태극기를 본 것도 처음입니다.” 웃음소리가 터져나왔지만, 아마도 그 중 절반은 그 사실은 내심 뿌듯해하며 웃는 웃음소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햇살만큼이나 뜨거운 뭔가가 있는 도시가 이곳이었다. 서울을 떠나보니 우리나라 지도를 다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든 도시들이 살아있는 인격체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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