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time Reviewer Jun 22. 2023

콩나물국밥 리뷰

콩나물국밥은 국밥인가 차인가

여의도 지하상가 콩나물국밥

나는 강력하게 콩나물국밥이 차라고 생각하며  그 근거는 아래와 같다.


1) 콩나물국밥이 차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강경 콩종차별주의자’가 될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음료인 커피의 경우 커피콩을 적절히 가공하여 오래 끓여낸 것으로 그 메인 재료가 콩임을 누구나 널리 인정한다. 콩나물국밥의 경우 노란 콩에 싹과 뿌리를 틔운 콩나물을 사용하였을 뿐인데 그렇다고 하여 차의 메인 재료가 될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심각한 불평등이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콩나물 혐오를 멈추어야 할 것이다.


2) 콩나물국밥이 차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당신은 강경 문화사대주의자가 될 것이다. 타피오카 녹말로 만든 타피오카 펄에 시원한 밀크 국물을 부어 먹는 것에 불과한 버블티는 차로 즐기면서, 비슷하게 쌀밥에 뜨끈한 콩나물 차를 부어 먹는 콩나물국밥은 차로 즐기지 않는다면 이 역시 심각한 불평등이다. 오히려 일본에서 밥에 녹차를 부어 먹는 오차즈케의 경우 그 국물을 녹차라고 인정하면서 똑같이 밥에 콩나물 차를 부어 먹는 콩나물국밥의 경우 그 국물을 차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화 사대주의적 사고 때문일 것이다. 지금 당장 문화사대주의를 멈추어야 하며, 만약 그럴 수 없다면 버블밀크국, 유자국, 율무국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3) 콩나물국밥은 차로 판매할 시 상품성도 매우 뛰어나다. 아이스 콩나물 국밥, 즉 콩나물 냉국으로 차갑게도 판매할 수 있음은 물론, 기호에 따라 토핑으로 계란, 오징어, 새우젓을 추가하여 음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이 크다. 여기에 심지어 배가 고플 경우 밥까지 추가한다면 바로 든든한 한 끼 식사로 변신한다는 점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차를 구별하는 기준


콩나물국밥은 차가 분명하나, 위에 서술한 것처럼 너무나도 강력한 카페 생태 교란종이기 때문에 많은 카페 업계에서 메뉴로 들이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콩나물 차를 판매한다면 사람들이 더 이상 아메리카노나 허브티, 밀크티 따위는 사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화는 언젠가 올 것이며, 시장에 올 거대한 충격을 막기 위해 스타벅스 전주점에서 콩나물차 국밥 에디션을 판매하는 정도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작가의 이전글 학교 고양이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