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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time Reviewer Jun 22. 2023

배변활동 리뷰

배변에 대하여

고등학교 시절, 지독한 변비를 앓던 룸메이트 두명과 1년간 한방을 썼던 경험이 있다. 한주에 한번, 상황이 안좋을 때는 이주에 한 번 일을 치르던 그들과 동꼬동락했던 시간들을 통해 변비인에 대한 여러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룸메이트였던 그 쌉유난 변비 듀오는 싸기 전에는 유산균을 나누어 먹거나, 장튼튼 운동을 하거나, 서로에게 따뜻한 응원의 말을 건내는 것으로 유난을 부리더니, 싼 이후에는 물티슈로 정성스럽게 닦아야 한다는 ‘똥꼬 물티슈’, 똥을 싼 이후에 사후 행사로 경건하게 샤워를 한다는 ‘똥샤워’ 등의 개념까지 제시하고 나에게까지 적극적으로 권유하며 극유난을 부리곤 했다.


그들과 대척점에서, 강력한 위액+활발한 소장+다소 짧은 대장이라는 환상의 3중주 앙상블로 오랜 기간 수련해왔던 나는 하루에도 두번씩 화장실에 가며 그들을 농락했었다. 현재까지도 아침에 모닝똥, 점심 시간 2시간 후에는 이브닝똥으로 안정적인 바이오리듬을 유지하고 있는 나에게 배변 활동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기에, 번잡한 사전 준비나 징크스 같은 것들도 없을 뿐더러, 비생산적인 사후 처리 과정도 없는 매우 담백한 배변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떠한 준비과정도 없이 바이오 신호를 기다릴 뿐이고, 앉자마자 1분 안에 모든 일을 마치는 편이며, 비데도 필요없이 휴지만 있다면 처리까지 완벽하게 가능하다.


나의 안정적인 바이오리듬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안정적인 배변활동에게 땡큐 카드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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