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지음, 웅진닷컴
말해 다 뭐할까 싶은 작가의 책을 이제야 읽었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소설책을 읽는 게 참 오랜만이다. 오히려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공부보다 소설책 읽기를 훨씬 좋아해서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엔 늘 도서대여점에 들렀다. 대학교에 가고 대학원에 다닐 땐 전공서적 읽으랴 아르바이트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사느라 소설책을 읽는 여유를 갖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소설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이 지금껏 살았던 거 같다.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겼는지 소설책을 읽고 있다. 언젠가부터 너무나 현실적으로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작가가 창조한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내가 겪어보지 못한 이야기이지만 너무나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 시대를 살아보진 못했지만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까지 격동의 시기를 살아온 어른들의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서 내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더욱 몰입해서 읽었을 수도 있다. 부디 다시는 이 땅에 일제강점이나 6.25 전쟁과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읽어나갔다.
작가가 그려내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까지의 이야기가 작가 관점에서 너무나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기록되어서 마치 내가 그 시간을 살아온 사람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작가가 독자를 빨아들이는 필력을 가지고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책을 좀 읽는다는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읽은 소설을 이제야 읽으면서 역시 소설을 읽으면 내가 겪어보지 못한 세상과 사람을 보고 느낄 수 있어서 참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생존의 기로에 설 때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굴욕적인 삶을 벌레로 표현하기까지 작가가 느꼈을 고뇌 역시 처절하게 느껴졌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작가의 어린 시절을 가장 잘 드러내는 책 제목을 보면서 어린 시절 학교를 가기 위해 오고 갔던 다리가 생각났다. 지금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다리가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다리를 오고 가면서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했기 때문일까?
어렴풋이 기억나는 유년의 기억 중 가장 선명한 게 왜 그 다리일까?
누구나 겪었을 것만 같은 작가의 성장기는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만 향수를 불러일으키지 않고 이야기로만 들은 나에게도 눈앞에 그려지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선사해주었다.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싱아
#박완서
질문
1. 억압의 세월을 지나온 작가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2. 내가 작가가 살아온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난 어떻게 살았을까?
3. 지금도 우리를 억압하고 고통받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