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코로나 온라인 개학

by 새나
온라인 개학


우리 아이들도 온라인 개학을 했다. 두 아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을 했는데 입학식 없이 개학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유명한 코로나 온라인 개학이다. 지난주 목요일인 4월 15일에 역사에 길이 남을 코로나 개학의 주인공들이 되었다. 입학식도 동영상으로 이루어졌다.


옆에서 아이들의 생활을 보고 있지만 볼 때마다 실감이 안 나고 놀랍다. 말로만 듣던 온라인 개학.

아이들은 8시 조회 시간에 일어나 앉아서 로그인을 하고 다시 자던지 그때부터 온라인 강의를 듣기 시작한다. 4시쯤 종례를 하기 때문에 종례 시간 전까지 6교시나 7교시에 맞추어 강의를 듣는다. 온라인 개학이지만 과제가 있어서 수업도 듣고 과제도 틈틈이 제출한다.


사이버대학원으로 2년 동안 공부를 하고 잠시 휴학 중인 나는 인강을 듣고 과제를 내고 화상수업도 익숙하지만 자기 주도 학습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을 텐데 아이들이 많이 커서인지 다행히 잘 적응하고 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이건 학부모 개학이라면서 불만도 많고 맞벌이 가정의 경우 조부모와 함께 온라인 강의를 듣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동안 마치 태평양 건너편에 사는 아이들 마냥 오전 내내 자던 아이들이 그래도 개학했다고 눈을 비비고 앉아서 온라인 조회 시간에 맞추느라 일어나서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 닥치면 정말 다 적응하게 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서버가 느려지고 차단되어서 로그인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데 첫째는 인강 접속 시 무리 없이 접속하고 있고 둘째는 중학교에서 밴드를 활용하여 수업을 듣고 출석을 체크하고 있어서인지 접속을 못해서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없다. EBS를 활용할 때도 느려서 접속을 못 하거나 하진 않고 있어서 다행이다.

오랜만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해서 피곤한지 잠자리에도 일찍 들고 나름 온라인 개학 효과를 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난 이미 학교야.라고 말하며 서로 깔깔깔 웃곤 한다.


집에서 수업시간표에 따라 스스로 수업을 듣고 숙제도 하다 보니 오히려 학교 수업 시간에 멍 때리고 아이들이랑 장난치거나 놀다가 중요한 공지사항을 놓치는 일은 안 생기는 거 같다. 아직 학교에서 수업을 받아보지 못하고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보지 못해서 많이 아쉽긴 하겠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등교하는 수고를 덜고 있어서 그런지 고등학생인 첫째는 나름 만족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물론 학교에 못 가서 친구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서 아쉽긴 하겠지만 간혹 중학교 친구들을 일대일로 만나서 점심을 먹고 오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을 하니까 단점도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온라인으로나마 개학을 하니까 아이들의 생활패턴의 변화가 생겨서 좋은 점도 있는 거 같다. 아이들 입장에선 스스로 해야만 하니까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도 훈련할 수 있는 거 같다. 학원도 안 다니고 집에서 공부하면서 매일매일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도 키우려고 노력 중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생각하고 문제도 풀고 책도 읽으면서 스스로 낚시하는 법을 익히게 되면 좋겠다. 이것 역시 부모의 욕심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코로나와 무관하게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서 감사하고 스스로 수업을 듣고 숙제도 하고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나도 간혹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이번 기회에 주어진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훈련을 하고 책도 읽자고 하지만 아이들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건 쉽지가 않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2 자릿수 이하로 줄어도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실제로 사용 가능해지기 전에 생활 방역지침을 주고 개학을 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 의문이다. 개학하고 나서 순식간에 확진자가 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부터 앞서게 된다. 빠른 시일 내에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일상으로 속히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번갈아가면서 재택근무를 하는 내 입장에선 재택근무로도 회사 운영이 가능하고 오히려 업무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을 임원들이 느끼고 회의가 있을 때나 꼭 필요한 경우에만 출근하게 근태관리를 융통성 있게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시스템이 이번 기회에 정착되길 바란다.

이젠 산업화 시대 패러다임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뀔 때도 된 거 같다. 모두 모여서 같은 일을 할 것도 아닌데 한자리에서 일을 해야 능률이 오를까? 직무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모두 모여서 공부를 해야 더 효과적인 학습이 일어날까?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오늘도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며 난 학교에 가. 난 출근해. 하며 마치 놀이하듯이 하루를 시작했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건 좋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이제 코로나로 인해 단순해진 일상에 조금은 익숙해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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