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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나 Jul 11. 2023

PJ의 마음속

PJ는 마음속 깊이 생각과 느낌을 감추는 일에 도가 텄다. 아마도 아무리 울고 불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인 거 같다.

PJ는 어린 시절에 참 잘 울었다. 눈물이 나면 침대에 엎드려서 펑펑 울곤 했다. 아이가 우는데 부모님은 위로를 해 주기는 커녕 “또 운다.”며 깔깔 거리며 웃었다. 사람이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는데 웃으며 비웃는다는 것은 우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 텐데. PJ의 여린 마음을 공감하고 포근하게 안아주며 위로해 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든다.


PJ는 누군가를 좋아하면 온전히 100%를 다 내어준다. 그 사람 자체에 스며들어 버린다. 그래서 나와 다른 상대를 발견하고 펑펑 운다. 어릴 때 엄마 아빠의 공감을 받지 못했을 때처럼 서러움이 몰려온다. 마치 엘리멘탈의 물 원소처럼 온몸이 눈물로 변해 버린다. 가끔은 PJ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포근하게 안아주는 사람이 엄마 아빠였다면 PJ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푹 스며들며 자신보다 더 사랑하곤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PJ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부모가 있었다면 PJ 마음에 그렇게 커다란 구멍이 생겼을까?


출처 : Pixabay

PJ는 자신의 마음속 구멍을 메우기 위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흠뻑 빠져들곤 했다. 감정이 풍부한 PJ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아기자기하게 사랑하고 싶어 했다. 사춘기가 되면서 PJ에게 관심을 보인 학교 선배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편지를 썼다. 직접 전해주는 건 부끄러워서 선배 집 현관문 틈에 슬쩍 끼워 넣고 왔다. 선배는 편지를 잘 받았다고 말하며 귀엽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했다.

PJ는 좋아하는 시를 편지에 담기도 하고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적곤 했다. PJ는 누군가에게 시시콜콜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나 보다.


PJ의 마음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필요했던 거 같다. 마침 PJ를 보며 눈을 맞추고 스스럼없이 다가온 학교 선배가 PJ 마음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왠지 그 선배는 PJ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것만 같았나 보다. PJ는 하루종일 있었던 이야기를 일기로 쓰곤 했는데 이젠 편지도 쓰고 일기도 쓰며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풀어나갔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 그저 오늘은 친구가 서운한 얘기를 해서 속상했어. 학교에 갔는데 조금 늦어서 교문 앞에 한참 서 있다가 들어갔어. 운동장에서 계단을 올라가다가 넘어져서 너무 창피했어. 같은 소소하지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이야기였다. 그만큼 PJ에겐 PJ만 오롯이 바라보며 공감해 줄 누군가가 절실했던 거 같다.

출처 : Pixabay


#PJ이야기 #소설 #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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