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챙긴다
나는 누군가가 날 위해서 무언가를 해 주길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 나는 때마다 나를 위한 선물을 준비한다.
이번 연휴의 끝자락에는 파주 북스테이 모티프원에서의 1박을 나를 위해 준비했다.
보통 내가 날 위해 준비하는 선물은 나의 20년째 연인 남편과의 맛있는 저녁식사나 망원동 산책 또는 공연 관람, 미술관 방문, 당일치기 강릉 여행이다.
이번엔 아들과 1박 2일 파주 북스테이를 준비했다. 누나가 재수하면서 덩달아 여행에 못 가는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서 준비한 시간이다.
잔잔한 LP 음악이 틀어져 나오는 모티프원의 갤러리는 고요 속 평화 그 자체이다.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시간을 바로 지금 누리고 있다. 헤이리마을 산책도 하고 여유롭게 식사도 하고 나니 나른하고 편안하다.
아이는 어느새 책을 품고 잠이 들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잠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아이들은 참 잘 잔다.
가을이라 선선하면서 춥진 않아서 산책하기가 참 좋았다. 도시의 배기가스와 답답함을 뒤로 하고 파랗고 드넓은 하늘과 나무향 가득한 숲길을 걷다보면 내 맘도 머리도 초록빛으로 싱그러워진다.
언제 코로나로 셧다운이 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헤이리 마을이 붐비고 있었다. 오랜만에 참 많은 사람들을 봐서 신기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독감처럼 우리
삶에 익숙해지면서 일상이 돌아온 거 같다. 코로나를 이겨내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겠지만 말이다.
그동안 한 번쯤 올 생각을 하다가 큰맘 먹고 온 모티프원에 다음에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고요 속 평화가 그리워질 때면 일상을 떠나 이번처럼 나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다.
누가 나를 챙겨주길 기대하며 서운해하기보다는 내가 나를 챙겨주며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몸도 마음도 훈훈해진다.
서재의 책 향기가 나를 편안하게 하고 기분 좋게 만든다. 어느 카페에서 풍기는 커피향 못지 않게 진하게 풍겨오는 책 냄새는 종이와 잉크가 어우러진 오래된 쿱쿱함을 전해준다. 그 향기는 청국장찌개 향과 비슷한 고소함과 낯익은 정감을 느끼게 한다.
쉼이 필요하거나 멍 때리고 싶을 때, 삶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재충전하고 싶을 때 북스테이를 찾게 되는 이유이다.
이 시간은 사회생활하면서 거칠어져가는 마음을 다시금 싸매주고 다시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힘을 준다.
인생질문
최근에 나에게 했던 선물은 무엇인가요?
나를 사랑하는 선택을 했나요? 기분이 어떤가요?
#마음일기 #나를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