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J이야기
더 깊이 정들기 전에
열심히 떠났건만
지금도 내 옆에 머물고 있는
너의 그림자
뭘 더 어찌해야
그림자가 사라질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
다행히 너보다 좋은 사람을 만났고
일하며 인정도 많이 받았고
책도 좋아했고
그림도 좋아했고
너보다 좋아하는 걸 했는데
지금도 맴도는 너의 그림자에
나는 이제 항복한다
도망가려야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뒤늦게 깨달아
당황스러워하며 하늘을 본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뜨거운 태양이 이글이글 떠오른다
무더운 여름을 견딜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듯이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덮쳐오는
이 고통을 온전히 느낄 수밖에
오늘도 나를 파 먹는 독수리가 방문했구나
그래 맘껏 먹고 떠나라
아직도 먹을 것이 남았느냐
부디 다 먹고 다시 오지 마라
달을 벗 삼아
해를 벗 삼아
강을 벗 삼아
그림도 그리고
시도 지으면서
마음에 모여있는 고름을
짜낼 수밖에
#심리소설 #시 #PJ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