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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나 Jun 30. 2024

열심히 떠났건만

PJ이야기

더 깊이 정들기 전에

열심히 떠났건만

지금도 내 옆에 머물고 있는

너의 그림자


뭘 더 어찌해야

그림자가 사라질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다


다행히 너보다 좋은 사람을 만났고

일하며 인정도 많이 받았고

책도 좋아했고

그림도 좋아했고

너보다 좋아하는 걸 했는데

지금도 맴도는 너의 그림자에

나는 이제 항복한다


도망가려야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너무 뒤늦게 깨달아

당황스러워하며 하늘을 본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뜨거운 태양이 이글이글 떠오른다


무더운 여름을 견딜 수밖에

다른 방도가 없듯이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덮쳐오는

이 고통을 온전히 느낄 수밖에


오늘도 나를 파 먹는 독수리가 방문했구나

그래 맘껏 먹고 떠나라

아직도 먹을 것이 남았느냐

부디 다 먹고 다시 오지 마라


달을 벗 삼아

해를 벗 삼아

강을 벗 삼아


그림도 그리고

시도 지으면서

마음에 모여있는 고름을

짜낼 수밖에



#심리소설 #시 #PJ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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