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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일기

사실은 알면서 잊는 것

마음일기

by 새나

알면서 자꾸 잊는 것이 있다

알아차렸다가 깜박 잊곤 한다


10대의 나도 20대의 나도

지금의 내 안에서 영원히 함께 하고

어느 차원에서든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의 층층이 사이사이에서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말이다


지우고 싶은 기억도 나도

지울 수 없다는 것을


마치 철새가 다시 돌아오듯이

때만 되면 다시 돌아와

마치 어제 일인 양

내 흉터를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가 깜박 잊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무뎌지리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시 돌아올 것을 잊고 있다가

여전히 먼지 속 사진을 들춰보게 된다


먼지를 후 불면 다시 선명해지는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다시금 깊은 상자 속으로 넣어두는 일의 반복이다


혼자만의 시간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나라는 방문자들은 새초롬하게 나를 바라보며

지나간 기억을 일깨운다


오늘도 왔구나

너는 여전하구나

안부 인사를 나누며 다시금 작별을 고한다




#마음일기 #깜박 #철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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