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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카미노 Jun 02. 2024

시바견의 순례길 산책은 계속된다

아타푸에르카부터 부르고스까지

순례길 300km 돌파

산티아고 순례길의 1/3 지점 정도 되는 부르고스로 향하는 날이다. 언덕을 오르니 큰 십자가 아래 돌무더기가 보였다. 순례자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로 돌을 두고 가는데 고향에서부터 돌을 챙겨오기도 한다. 여기보다는 순례길 후반에 지나갈 철의 십자가가 더 크고 상징적인 곳이다.

알베르게 광고

새로 생긴 알베르게 광고에 태극기가 눈에 띈다. 다인실은 €5부터라 하고 찾아보니 반려견 동반이 가능했다는 후기도 있다. 단, 반려견은 침대 위로 올라가지 않는 조건이다. 펫프렌들리 정책은 바뀔 수 있으니 후기만 믿고 가면 안 되고 사전 컨택이 필수다.

Albergue Vía Minera
주소 : Bocateria san Miguel, Calle Iglesia, 1, 09192 Cardeñuela Riopico, Burgos
사이트 : albergue-via-minera.negocio.site/
비용(24년4월) : 다인실 €5부터
발음이 어려운 마을

카르데뉴엘라 리오피코 간판 앞에서 시계를 확인하니 오전 7시40분. 이른 시각이지만 벌써 1시간30분을 걸었다. 테라스가 있는 바르가 오픈했길 바라며 마을에 진입한다. 

소똥의 흔적

루카는 또 소똥에 샤워를 하고 기분이 좋다. 구른 후 살펴보니 발에만 흔적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숙소 도착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많아 냄새도 금방 사라진다. 

스페인식 순대가 올라간 또르띠야

아침 일찍 가면 메뉴가 한정적인 경우도 있는데 마을 초입에 있는 에 Bocatería San Miguel은 6시30분부터 영업 중이다. 따끈따끈하고 먹음직스러운 또르띠야가 벌써 몇 판이나 있다. 부르고스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는 morcilla(모르시야)가 올라간 또르띠야까지. 고민을 하다 결국에는 기본 또르띠야로 주문을 했다. 

Bocatería San Miguel 
주소 : Ctra. Villalval, 1, 09192 Cardeñuela Riopico, Burgos
사이트 : https://g.co/kgs/gG7AToV
비용(24년4월) : 또르띠야 €3, 에스프레소 €1.20
모르시야도 먹어본 루카

루카랑 2022년 스페인 여행을 할때 부르고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모르시야를 처음 주문해봤는데 한국에서도 순대를 잘 안 먹어서... 루카에게 거의 다 양보를 했던 게 기억난다.

인증샷 남기기

어딘지 몰라도 괜찮아 보이는 포토스팟에서는 일단 인증샷을 찍는다. 아이폰으로 촬영하면 위치 정보가 남아서 나중에 찾아볼 수 있다. 왼쪽 벽화는 아침을 먹었던 마을인 카르데뉴엘라 리오피코, 오른쪽은 부르고스 초입 산타마리아 성당(Iglesia Santa María la Real y Antigua de Gamonal)이다.

반려견 운동장

한국에서는 반려견 운동장이 붐빌 때가 많은데 스페인에서는 혼자 맘껏 누릴 수 있었다. 어차피 오프리쉬로 다녀서 그런지 강아지랑 산책하는 분들도 그냥 지나치고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출입구는 양쪽 끝에 하나씩 있고 이중문이 아닌 단문 형태다.

Parque Canino
주소 : 09006 Burgos, Spain
부르고스 대성당 앞에서

부르고스 대성당 앞에서 우연히 만난 정원님께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리고 화요일에는 성당 무료 입장이 된다는 꿀정보를 알려주셔서 오후를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Hotel Norte y Londres

부르고스는 대도시라 반려견 동반이 되는 숙소가 작은 마을보다 많은 편이였다. 가격대가 비슷할 때는 펫 추가요금을 합쳐서 비교를 해보고 결정을 한다. 

Hotel Norte y Londres
주소 : Pl. de Alonso-Martínez, 10, BAJO, 09003 Burgos
사이트 : www.booking.com/Share-CCdv4LK
비용(24년4월) : 더블룸 €50, 반려견 추가 €0
Hotel Norte Y Londres 내부

알베르게 다인실에서 체크아웃을 한 날이라 더 넓게 느껴진 건 줄 알았는데 사진으로 다시 봐도 널찍하다. 루카는 침대에서 마음 편하게 뒹굴거리며 쩍벌남이 되었다. 데스크, 행거, 그리고 거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베란다가 있다. 

수수료 없는 ATM

트래블월렛 카드는 Euro 6000 마크가 있는 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 인출을 할 수 있다. 그 중 Abanca가 호텔 근처에 있어서 100를 뽑았다. 마트에서는 카드 결제가 되지만 바르는 10 이하면 현금만 가능하다. 사료가 다 떨어져 Dia에서 울티마 성견 사료 1.5kg를 구입했다. 

Abanca
주소 : Av. Reyes Católicos, 4, 09004 Burgos
비고 : 트래블월렛 카드로 인출 시 수수료 없음
부르고스 대성당 무료 입장권

부르고스 대성당은 매주 화요일 1630~1830 무료 입장인데 도착한 날이 운 좋게도 화요일이다. 5분 전에 가니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섰다. 입장권과 함께 받은 QR코드는 오디오가이드다. 

스페인 3대 성당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일한 성당이라고 한다. 종교적 목적이 아니더라도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 그리고 긴 세월에 걸쳐 융합된 건축 양식이 웅장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디에고 데 실로에의 '황금 계단'
엘 시드와 그의 아내
주교들의 초상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며 둘러본다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겠다. 

저염 치즈로 영양 보충

성당을 한시간 정도 빠르게 보고 숙소에 돌아오니 루카는 벌써 회복한 모습이였다. 마트에서 산 사료와 저염치즈로 저녁을 주고 자기 전 마지막 배변산책을 했다. 


이제 산티아고까지 500km 남짓. '잘 걸을 수 있을까?' 따위의 걱정은 '오늘도 잘 걸어보자'는 의지로 대체되었다. 유튜브 댓글로 반려견이랑 다니면 힘든 점이 없는지 댓글로 물어보셨는데 참 어려운 질문이다. 힘들어도 힘들지 않다고 하는 성격이고,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점에 집중하려고 한다. 또 내가 힘들지 않았다 해도 체력에 따라 체감 정도는 다를 수 있으니. 아무튼 여러 변수를 감안하면 충분한 준비를 해도 개고생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쉽게 권장하는 코스는 아니란 건 확실하다. 


더 생생한 기록은 아래 영상에서 4K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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