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라디요스부터 깔사디야 데 로스 에르마니요스까지
떼라디요스를 떠나 깔사디야로 가는 길. 3km 지점 모라티노스에서 주황빛 스카이라인을 보며 사진을 한 장 남겼다.
산니꼴라스에 오전 7시 오픈하는 식당이 있다고 해서 들렀다. 우리가 첫 손님이었는데 루카도 들어오라 하시고 하몽까지 여러 점 썰어주셨다. 또르띠야가 올리브유 두른 토마토랑 같이 나온 건 여기가 처음이다. 바게트도 큼직하고 따뜻했다.
Restaurante Casa Barrunta
주소 : C. Otero, 11, 34349 San Nicolás del Real Camino, Palencia
사이트: https://maps.app.goo.gl/E7mUNY61CgBi2My9A
비용(24년4월) : 또르띠야 & 커피 총€5
기회가 된다면 재방문하고 싶은 곳이라 나오면서 이름을 다시 되새겼다. 구글 후기를 찾아보니 역시나 평이 좋았다.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경로라 오전에는 해를 등지고 걷는다. 오래간만에 맛집에서 배를 채웠더니 세상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맛집이 있던 산니꼴라스는 빨렌시아 지방의 마지막 마을이다. 이제 우리는 빨렌시아에서 레온으로 넘어왔다.
사아군의 뿌엔떼 성모 성당을 지나면서 루카 몸통에 뭔가 보이길래 자세히 보니 진드기였다. 진드기빗 갖고 오길 참 잘했다.
왼쪽은 베르나르디노 데 사아군, 오른쪽은 알폰소 8세의 동상이다. 순례자들은 양옆에 동상을 두고 그 사이를 통과하게 된다.
사아군에 진입하니 서로 격려하며 같은 목적지를 바라보는 순례자 벽화가 있다. 이곳이 지리적으로 생장~산티아고 중간 지점이라 하프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한다.
순례자를 위한 약국 & 마사지. 크록스를 신고 다녔더니 발에 상처가 많아 남에게 도저히 보여줄 수 있는 발이 아니다.
사아군에서 깔사디야까지 13km인데 마트다운 마트는 아마 여기가 마지막이다. 디아에 들러서 간식이랑 물을 구입하고 무거워진 배낭으로 다시 나섰다.
이런 길을 따라 쭉쭉 걷고 걸었다.
깔사다 데 꼬또에서 순례길이 두 갈래로 나눠지는데, 순례자들이 더 많이 찾는 길은 베르시아노스 방향이다. 그러나 베르시아노스에 반려견 동반 숙소가 없어서 우리는 Via Trajana를 택했다.
로마 시대의 길인 Via Trajana는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지금까지 걸었던 메세타보다 더 깊은 고독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도 집도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 이어진다.
그렇게 멍하니 걷다 보면 버드나무 숲에 작은 샘물이 보이고, 완만한 오르막을 지나 깔사디야 데 로스 에르마니요스에 도착한다.
Albergue Via Trajana는 이메일로 예약을 했다. 조식은 €3.50~6.00이며, 메뉴 델 디아는 €15로 기억한다.
2층 침대가 있는 개인실로 안내받았다. 와이파이가 잡혔지만 신호가 약하고 계속 끊겨서 결국 데이터를 사용했다.
Albergue Via Trajana
주소 : Cam. Sahagún, 11, 24343 Calzadilla de los Hermanillos, León
사이트: http://www.albergueviatrajana.com/
비용(24년4월) : 개인실 €45
씻으려고 보니 양말 양쪽 뒤꿈치가 또 시원하게 뚫려있다. 남은 시간은 루카랑 같이 침대 1층칸에서 오붓하게 보냈다.
더 생생한 기록은 아래 영상에서 4K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