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카미노 Jul 20. 2024

여섯 살에 순례길을 또 걷다

폰페라다부터 비야프랑까까지

아침에 따뜻한 커피를 마시려 했으나 자판기 작동 실패. 옆에 있던 캔음료 자판기로 아이스커피를 뽑아 마셨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카페인 수혈 중이다. 

폰페라다 24시간 약국

폰페라다를 떠나며 본 24시간 약국이 신기해서 찍어봤다. 순례자들이 메인 대상인지 모르겠는데 오전 7시 조금 전에 손님이 있었다. 현지 약국은 비싸서 가능하면 약은 한국에서 갖고 오는 게 좋다. 

Iglesia de Santa Maria

2년 전 자동차로 왔던 곳을 이제 걷게 되는구나. 루카는 그때 그대로다. 아니, 내 눈에는 지금이 더 베이비페이스. 여섯 살을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나보다 나이가 많다. 앞으로도 같이 여행을 하겠지만 이런 빡센 코스는 힘들겠지.

산 블라스와 산 로께 성당

첫 번째 마을인 꼴룸브리아노스를 지났다. 사실 이쯤 되니 다 거기가 거기처럼 보여서 사진 위치 정보로 구분하고 있다.

마트 앞에 도그파킹 공간이 있으면 확실히 편하다. 없을 때는 리드줄을 나무나 벤치에 묶어두는데 뭔가 조급해져서 사려던 걸 빠뜨리기도 한다.

역도선수 Lydia Valentín의 고향

올림픽 상징을 보고 개최지인가? 생각을 했는데 스페인 역도선수 Lydia Valentín의 고향이더라. 나랑 동갑인데 올림픽 메달이 3개나..! 지금은 은퇴했다고 한다.

산따 마리아 데 라 쁠라사 성당

까까벨로스라는 마을의 산따 마리아 데 라 쁠라 성당.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16세기에 재건된 건물이다.

엘 꾸아 강
낀따 안구스띠아스 성당

낀따 안구스띠아스 성당 앞에서 루카는 또 사진 요청을 받았다. 도지코인 효과로 외국인 사이에 시바라는 견종이 생소하지 않다. 영화 '하치 이야기'에 나온 아키타인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셨다. 

순례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 같은 풍경. 

타이머 설정을 하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새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쳐다보게 되었다. 결과물을 보니 루카도 똑같이 새에 집중하고 있네. 엄마 말로는 우리 둘 다 똥폼 잡고 있다고.

마르께스 후작의 궁전

비야프랑까 델 비에르소에 도착하니 빨리 체크인하고 싶은 마음에 이런 멋진 건물들을 제대로 감상하지 않고 지나갔다. 짐을 내려놓고 또 나오면 되니까. 하지만 빨래 & 샤워를 하고 나면 침대와 한 몸이 될 때가 더 많다.

산 니꼴라스 엘 레알 수도원

왼쪽 사진의 산 니꼴라스 엘 레알 수도원은 현재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한다. 소주, 튀김우동, 신라면 등 한국에서도 안 먹는 것들을 이곳 슈퍼에서 만나게 되었다.

Albergue de la Piedra

여기는 부부가 운영하는 숙소인데 개인적으로 알베르게 중 탑이라 생각한다. 순례자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한 공간이다. 게다가 반려견 추가요금도 없다.  

사장님도 강아지가 있다고 하시면서 루카를 사랑스럽게 바라봐주셨다. 

조식 세트

커피와 차는 무료, 조식은 €4를 추가 지불하면 비닐봉지에 담아 문 앞에 걸어주신다. 구성은 햄&치즈 샌드위치, 카스텔라, 과일(바나나 또는 오렌지), 마시는 요구르트. 

로비에서부터 루카 방석을 깔아주시고 너무 친절하셨다. 세탁+건조가 €6로 다른 알베르게보다 저렴했다.  

침실 & 반려견 방석

방에 딸린 미니 테라스에 건조대가 있고, 데스크가 있어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Albergue de la Piedra
주소 : C. Espíritu Santo, 14, 24500 Villafranca del Bierzo, León
사이트: https://alberguedelapiedra.com
비용(24년4월) : 개인실 €34, 반려견 추가요금 €0, 조식 €4

아까 성당 앞에서 루카랑 사진을 찍은 순례자가 선물해 주신 오렌지 하트. 자세히 보면 작은 가리비가 있다. 알베르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한국 시를 발견했다. 

주방 & 화장실

그리고 샤워실 안에 안내문은 한글로만 되어 있어서 혹시 어글리코리안이 다녀갔었나... 조금 걱정이 되었다.

라운지 & 마사지기

알베르게에 마사지기가 있는 건 처음 본다. 순례길 걸을 땐 마사지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 광고 많이 뜨는 풀리오는 왤케 궁금한지. 러닝 핑계로 사고 싶은데 집에 뭔가 들이는 걸 싫어해서 고민이 된다. 

무료 탈수 서비스

손빨래 후 탈수 서비스를 요청하니 5분 만에 다시 가져다주셨다. 내일은 뽀송뽀송한 옷을 입을 수 있겠다. 


떠날 때는 간단한 메시지와 책갈피 선물을 남겼다. 비야프랑까 델 비에르소를 가신다면 Albergue de la Piedra 강추!


더 생생한 기록은 아래 영상에서 4K로 볼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내리막은 달려야 제맛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