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빛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면

내가 만약 갑자기 엑스맨 영화 속 '플래시'와 같이 빛과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나는 그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 우주 속에 먼지로 흩어지겠지.

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순간 나는 빛의 속도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 꼴이 되니까

연약한 나의 피부와 근육, 뼈, 장기들은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 광속의 바람을 맞고 산화되어버리겠지.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광속의 바람을 견딜 수 있는 피부와 근육, 뼈, 장기들이 필요하겠구나.

태생부터 강한 피부 등을 가진 '슈퍼맨'이라면 견딜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나는 주어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겠지.

그럼 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 단련을 해야 겠지.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능력을 쓸 수 있도록 끊임없는 조정을 해야 겠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 나에게 광속으로 달릴 수 있는 능력이 지금 당장 주어진다 하여도 삶이 그 즉시 편해지지는 않겠구나.

오히려 그 때부터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겠구나.

행운과 같이 찾아온 능력이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궤적, 나를 단련시키는 것, 나의 노력이 중요하겠구나.

오늘도 이런 망상 한스푼을 시작으로 나를 다시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