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송뽀송 행복해요

건조기를 선물해요

by 성휘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질문을 받을 때마다 떠오른 건 턱시도를 입은 채 벌어진 앞니를 뽐내며 웃는 H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옆에 K를 그려넣으니 꼭 잘 맞습니다.


퍽 기분이 좋습니다.


함께한 날들에서 양분을 얻어 자라나는 사람이기보다 쏟아질 날들에서 힘을 얻는 한 짝이 되길 바랍니다.


예기치 못한 모난 감정들로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할 때면 그 건조기 앞에 서세요.

내가 그걸 사용하는 상상을 해보세요. 싫죠? 얄밉죠?

그러니까 계속 사는 겁니다.

뾰족한 감정을 다듬어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하고,

상대방의 모서리가 다듬어지지 않으면 내 감정을 다듬어 어귀를 맞춰보아요.


당신들의 시작을 도울 수 있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뽀송뽀송 행복해요.


2020. 1. 19. 성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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