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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쏜 Dec 15. 2018

동백꽃 아래서 요가하기

동백꽃과 요가/53x45cm/한지에 채색/2017 by.루씨쏜



 
제주에 오면서 다시 시작한 운동이 있는데 그것은 요가였다. 요가는 격렬하지 않게 정신과 육체를 모두 수련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온몸이 스트레칭되면서 혈액순환도 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발리 우붓에 요가 학교를 간 적 있다. 아예 요가로 유학을 와서 요가 수련만 하는 훈련생들이 많았다. 발리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요가를 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부러웠다.


겨울이 되면 제주의 작은 마을 위미리엔 온통 붉은 동백의 향으로 가득하다.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붉게 피어난 동백은 마치 요가 수련을 하는 이들을 닮았다. 동백꽃 가득한 그곳 돌담 아래서 요가 수업이 열린다면 좋겠다. 바다에서 하는 요가도 멋지겠지만 바다의 짭짜름한 바람보단 동백 향이 담긴 바람을 맞는 것이 조금 더 로맨틱하겠다. 요가를 하면서 나는 나무가 되기도 하고 고양이가 되기도 한다. 굳어버린 몸이 점점 자연과 하나가 되어감을 느낀다. 몸이 유연 해지는 순간 불가능과 가능의 선입견은 무너지고 심신이 유연 해지기 시작한다. 세상에 절대로 가능하고 절대로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깨달음과 함께.

 

요가는 갑자기 그리고 무리해서 한다고 단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인내를 가지고 계속 수련할 때 조금씩 발전한다. 하지만 그곳에 더 잘하고 못하고는 없다. 자신이 가진 몸 상태와 수련 정도에 의해 다를 뿐이다. 옆에 사람처럼 묘기를 부리고 싶지만 과욕은 몸을 망칠 뿐이다. 자신의 분수에 맞게 내려놓는 법을 요가를 통해 배운다. 요가는 인생에 많은 질문과 깨달음을 준다.


"내 몸 하나 못 이기면서 다른 건 어떻게 이겨." 

나의 워너비 효리 언니의 강인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발을 내려놓고 싶지만 버텨본다.

그래, 할 수 있다...!

불어오는 바람에 붉은색 동백 꽃비가 흐드러졌다.  


 

요가는 우리가 참아낼 필요가 없는 것들을 
치유하는 법을 알려주고
치유될 수 없는 것들을
참아내는 법을 알려줍니다.

 -아헹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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