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데릭 페테르스(2001), 세미콜론
나는 고통을 제외한 모든 걸 동정할 수 있다 세상에 동정이 적다면 문제도 적은 것이다
- 오스카 와일드
고통을 제외한 동정은 무엇일까. 어떤 것이 동정받을 만한 일이 되지 않으려면, 그것이 질병이든, 가난이든, 남과 다른 성향이든지, 그것이 삶을 무너뜨리는 요소가 되지 않고, 다만 삶의 일부가 되어 살아져야 한다. 그것, 삶을 조금 불편하게 하는 그것이 동정 받는 세계일 때, 그것을 지닌 나는 절망하고 위축되고 불쌍한 사람이 되고만다.
동정은 고통에 합하지 않다,
작가가 직접 인용한 오스카 와일드의 인용구 그대로, 작가는 스스로 고통을 동정하지 않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고통을 그리면서도 고통으로 몰아붙이거나 몰아세우지 않고 고통을 삶의 일부로, 극복해야 하는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한부분으로 그려낸다.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그림마저, 다른 그림체는 상상이 어려울 정도로 작가의 "태도"와 몹시 어울려서, 다 읽고 난 후, 자리에 누워 눈을 감아도, 그 크고 마른 눈동자, 그들 사이의 불안이 먹색과 여백으로 머리 속을 꽉 메운다.
때때로 비겁한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 비겁함이 또 견디기 어려워서 못 본 체 한다.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같이 존재하며, 적어도 비겁하지 않게 사는 방법과 태도를 이 책은 굳이 가르치려 하지 않지만 스르륵 마음에 스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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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무도 적절한 봉석 쌤의 북리뷰를 참조할 것을 추천!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64XXXXXXX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