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소설 #02
찬 바람이 부는데,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노천에 마주 보고 앉아 술잔을 기울인다. 그들 등허리는 서로를 향해 기울어졌고, 덕분에 둘의 코끝 사이 거리는 좁아졌다. 서로의 눈을 응시한채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시덥지 않은 이야기들, 지난번에도 했을지 모를, 딱히 이렇다할 것도 없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야기 사이로 어색한 침묵이 박힌다. 괜한 웃음을 흘리며 상대의 말끝을 반복하고 상대의 기분을 살핀다. 그다지 궁금하지는 않지만 질문을 거듭하며, 술기운이 기분 좋게 퍼지기를 기다린다.
Love is K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