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소설 #01
차에 앉아서 엉엉 울었다. 운전을 해서 집으로 가야했지만,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한 참을 울고 보니 한기가 들었다. 지하 주차장은 차갑고 서러웠다.
나의 자만심과 속물적인 근성, 혐오스러운 모든 단서들이 주차장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것 같았다. 쏟아져 내리는 그 수많은 단서들이 바닥에 다 가라 앉을 때까지 몇시간을 울다, 콧물을 닦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쥐다 했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한기를 씻기 위해 목욕을 하고 싶었지만, 더운 탕에 몸을 담그면 바닥에 가라앉았던 자기 혐오의 단서들이 스멀스멀 몸을 타고 올라와 머리를 흔들것 같아 겁이 났다.
다만 생각을 멈추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