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부러워하는 사람인가요?
스페인으로 요리유학을 간다고 했을 때 제일 많이 들었던 말,
"빠에야 배우러 거기까지 가냐?"
요리에 관심이 깊은 분들에게 스페인 하면 타파스나 분자요리가 떠오를 수 있겠지만, 여전히 스페인 미식의 상징은 빠에야와 하몽이다. 본격적인 학업을 위해 산세바스티안으로 이사를 가기 전,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하몽 생산지인 ‘기후엘로’에 들른 적이 있다.
스페인 고유문화의 영향으로 이곳에만 존재하는 특별한 직업이 몇 가지 있는데, Jamónero(하모네로:하몽을 전문적으로 써는 사람)가 그중 하나다. 이날 우리는 장인이 직접 썰어주는 최고 등급의 하몽(Bellota)을 원 없이 시식할 수 있었다.
달콤한 감칠맛을 넘어 참치, 도토리 견과류, 과실 심지어 초콜릿까지.. 장인의 작은 하몽 한 조각에서 온갖 풍미가 쏟아졌다. 나를 포함한 몇몇 참가자들도 직접 하몽을 커팅해 보는 기회를 가졌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아무리 장인의 그것을 비슷하게 따라 해도 막상 먹어보면 그 풍미가 드러나지 않았다.
원재료가 좋으니 당연히 맛은 있었지만, 나의 하몽은 감동이 없었다.
돈도 명예도 좋지만, 나는 언제나 이런 것들이 가장 부럽다.
어제의 내 노력이 오늘의 나에게 꼭 묻어나는 것들.
반드시 시간만이 만들어 줄 수 있는 그 무언가.
그래서 훔칠 수도, 무너질 수도 없는 그런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