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의 가장 기본적인 용도는 소통이다. 누군가가 나를 찾을 때, 내가 누군가를 찾을 때 연락하는 수단이다. 기본적인 용도를 고려하면 연락 대상은 내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들이 된다.
어제 오전부터 내 연락처에 저장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정확히 말하면 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연거푸 알람이 울렸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도 알람을 꺼놓았는데, 알람을 켜 놓은 몇 안 되는 애플리케이션이었다.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스토리’였다.
‘OOOO님이 라이킷했습니다.’의 알람이 연이어 도착하는데 반가움보다는 의아함이 앞섰다. 애정하는 애플리케이션이기에 알람을 켜 놓았지만 근래에 접속 횟수가 그리 많지 않았던 탓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3월 28일 이후 애플리케이션에 콘텐츠를 퍼블리싱한 일이 없었던 것. 출간을 앞둔 책의 원고를 쓰느라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발행할 여력이 없었다.
어제 6,721명이 내 브런치스토리를 조회했다는 통계를 보고도 ‘많이 조회했네.’에서 감상은 끝났다. 오늘도 출판할 원고를 퇴고할 계획만 세웠던 내가 이렇게 불현듯 글을 쓰는 이유는 43분 전에 남겨진 댓글 덕분이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계속 따라가게 되어 결국 16화를 다 읽었습니다. 와글와글 복잡한 일상을 걷기로 정화해 가는 모습을 계속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내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았음에 뭉클했다. 내가 왜 글을 쓰는지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다. 사실 출간 예정 원고를 계속 들여다보며 최근에는 표현의 정교함, 문맥의 매끄러움, 논리의 자연스러움과 같은 기술적인 면에 치중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여기서 ‘잘’이 기술이 되어버린 것.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글을 잘 쓴다는 것에서 ‘잘’은 읽는 사람의 마음에 닿음이라는 것을.
오늘도 곧 출간될 원고를 퇴고할 계획이다. 이제 출간 임박이라 기술적인 면에 신경이 더 쓰이지만, 그에 앞서 내 마음이 솔직하게 잘 담겼는지 마지막으로 꼭꼭 씹어봐야겠다. 아무래도 ‘브런치스토리’가 신기를 가졌나 보다. 잠잠하던 내 공간을 이 시점에 들썩이게 해 준 것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