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워킹맘 공동육아를 하겠노라 결심하고,
지역 까페에 공지를 올리고,
나를 포함 7명의 엄마가 신청을 하고,
그래 이미 절반의 능선을 넘었다.
고민만 하지 않고 시작했으니 된 거다.
어차피 이 모임 나 혼자 끌어가는 것은 아닐 테니까.
구성원을 모으고 제일 먼저 한 일은 '밴드'를 만든 것이다.
모임의 이름은 내 마음대로 결정, '함께'.
운영 가이드에 가장 많이 나온 말이고,
내가 이 모임을 하고자 하는 이유
그리고 이 모임에서 얻고 싶은 것 모두를 담을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구성원을 멤버로 초대하고,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물론 나부터.
밴드 내 닉네임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이름과 엄마의 이름을 같이 넣는 것으로 통일되었다. (##맘 @@)
우리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지만 그냥 한 사람이기도 하기에
아이 이름도 엄마의 이름도 포기할 수 없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세부 운영 방법과
모임에 대해 서로가 기대하는 바를 공유할 시간이 필요했다.
아직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는 한계가 있기에
공식적인 모임 전 엄마들끼리 사전 모임을 갖기로 했다.
엄마 친구가 아이 친구가 된다는 이야기처럼
엄마들끼리 친해져야 할 필요도 있고 말이다.
다수가 가능한 평일 하루 저녁,
아이의 저녁을 챙겨주고, 잘 준비까지 마쳐두고 모이기로 했다.
그 시간이 8시 30분.
1분은 몸이 좋지 않으셔서, 1분은 갑작스런 남편의 야근으로 인해
나를 포함 5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대학가에 있는 커피숍. 파릇파릇한 학생들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누가 우리를 보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육아라는 공통점 앞에 바로 무장해제. 아줌마들의 수다는 쉴 틈이 없었다.
아이의 성격, 특징을 공유하고 운영 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 번 물고 트인 이야기는 끝이 없었지만
우리에게는 앞으로 만들고 채워갈 시간이 많으니 아쉬움은 남겨두기로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흘러간 시간은 두 시간.
더 이상 이 모임이 잘 될까.
내가 잘 이끌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들 모임에 대한 기대와 의욕이 높아서
우리의 항해는 순조로울 것 같았다.
그리고 모두 함께 모임에 대한 기대와 책임을 나눌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
서로 의견을 나누며 운영 규칙 하나가 추가되었다.
모임마다 회비를 걷기로 한 것이다. 1만원.
점심을 시켜 먹기로 했고, 재료비도 필요하기에 회비를 걷기로 한 것이다.
아이 간식은 각자 챙겨 오기로 하고.
또 사정이 있어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도 회비는 내기로 했다. 참석률을 높이는 방법.
그리고 장소는 각자의 집에서 돌아가면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물론 날씨가 좋으면 망설임 없이 야외 수업을 하고 말이다.
혼자가 아니니 잘할 수 있고,
혼자가 아니니 더욱 즐거울 것 같은
상상만 했던 공동육아가 이제 현실이 되고 있다.
정말 시작이 반이다.
시작하고 나니 바람에 돛 단 듯 배는 저절로 앞으로 나간다.
거친 망망대해 속
함께 이기에 든든한 또 다른 가족이 지금 내게로 오고 있다.
<운영 방식>
- 순번을 정해 주별로 1명의 엄마가 담당 선생님 및 그 주 당번이 된다.
- 주말 모임 특성상 아이 기준 3명 이상이 참석하면 모임을 운영한다.
- 무단으로 3회 이상 결석 또는 연속 4회 이상 결석 시 모임을 함께할 수 없다.
- 밴드를 개설, 모임과 관련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며 소통한다.
- 모임마다 1만원의 회비를 걷는다. 단, 불참하여도 회비는 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