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맛을 찾아가는 여정
내가 요리 방송에 처음 빠져들었던 건 영국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와 국내 요리 연구가 빅마마를 통해서였다. 능수능란하게 칼질을 하며 재료를 다듬고, 물과 불을 다뤄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완성하는 과정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함께 나누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더하니 요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요리는 결국, 단순히 음식 그 자체를 넘어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이 함께할 때 더욱 깊어지고 맛있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면 번역도 그렇다. 원문이라는 재료를 다듬고, 문맥의 온도를 맞추며,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표현을 찾아가는 과정이 꼭 요리를 닮았다. 같은 재료라도 요리사의 손길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같은 문장을 번역해도 번역가의 해석에 따라 느낌이 달라진다. 그리고 누군가와 나누어야 온전히 살아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번역 레시피’를 기록해 보려 한다. 서툰 칼질로 재료를 다듬다 보면 모양이 엉망일 수 있고, 불의 세기를 잘못 맞춰 요리가 조금 타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 속에서 맛이 깊어지듯, 번역도 그렇게 제맛을 찾아가는 게 아닐까. 언젠가는 먹음직스러운 한 접시의 요리가 되기를 바라면서, 번역의 맛을 찾는 여정을 떠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