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인가요?

day-1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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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뭘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가.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내 존재의 이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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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어진 삶 전체를 기회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해볼 수 있는 기회. 그래서 그 기회를 유용하게 잘 쓰고 싶다. 내가 손댄 일이라면 가장 좋은 결과물을 내고 싶다. 혼자서 뿅 하고 제일 좋은 결과를 내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능력자는 아니다. 그래서 늘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구한다. 뭔가를 바꿔보자는 제안을 좋아하고, 함께 일하는 동료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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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고 꿈꾸는 것들이 있다면 생각 속에만 두지 않고 실현하고 싶다. 그래서 무모한 일들에 도전하고 싶어 한다. 살면서 열 가지 직업을 가져보기, 영어로 브이로그 찍어 올리는 할머니 되기, 그런 허무맹랑한 버킷리스트들을 마음에 품고 산다. 무모한 도전을 하고 싶어 하지만, 겁이 많은 탓에 그렇게 품고만 있는 생각들이 점점 많아진다. 그래도 오래 묵히면 뭐라도 되겠거니, 언젠가 미래의 나 자신이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으면 하겠지,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음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오냐오냐 들어주면서 이렇게 틈날 때마다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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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독특하게 자율성과 신뢰, 충돌, 헌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사업이 어려웠던 이전 회사와 달리 지금 다니는 회사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계속해서 커지는 조직 안에서 어떻게 하면 이런 중요한 가치들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검색만 하면 충분한 정보를 볼 수 있고, 초안을 작성해서 올리면 지나가던 누구나 의견을 주던, 그 놀라운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해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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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걸 보면 꼭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은 오지랖은 타고났다. 고삼 때는 입학 상담사로 여겨졌고, 대학 때는 걸어 다니는 행정실로 불렸다. 내 앞가림은 못하면서 남의 앞가림해주려는 사람이 사실 꼰대가 아닌가. 꼰대와 좋은 사람 사이를 힘겹게 오가다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작년에 퍼실리테이션을 배우고, 올해는 코칭을 배우고 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자세는 꼰대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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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오지랖 때문인지, 사람과 관련된 것들을 좋아한다. 타인의 인생을 살아본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소설도 좋아하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다큐멘터리도 좋아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늘 신나고, 모르는 사람을 처음 봐도 궁금한 것이 참 많다. 퍼실리테이션도, 코칭도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서 배울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를 사람들로부터 너무 많이 떼어 놓아서 슬픈 중이다. 백일 질문에 답하기를 통해서 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최근엔 설레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오래간만에 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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