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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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 달 전에 예약해둔 카페 방문을 취소한 참이었다. 한국의 집에서 운영하는 '고호재'라는 곳인데 한옥에서 다과상 받아먹을 생각으로 흐뭇하게 예약한 곳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 영 내키지 않아 그냥 취소를 했다. 가고 싶은 곳을 많이 포기해야 하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반대로 코로나 잠금이 풀리면, 가볼 곳이 그만큼 많기도 하다는 뜻이겠다.
2
코로나가 잠시 주춤했던 시기에 남편과 부여를 다녀왔다. 백제 문화의 중심지인 곳이다. 거기에 가서 백제의 시작이었던 위례성이 진짜 지금 위례 자리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백제가 그렇게 북쪽까지 있었구나, 새삼 역사의 무지를 실감하면서 백제 문화 탐방을 했다. 박물관도 열심히 둘러보았는데, 핵심적인 유물은 복제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고 설명이 써져있었다.
3
남편은 용산에 새로 만들어진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나는 대학생 때 숙제를 하기 위해 혼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꽤 오래 전인데도 독방에서 황금빛 자태를 뽐내던 금동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다시 박물관에 간다면 부여에서 복제품으로 보았던 유물들을 진품으로 보는 재미가 있겠다 싶었다. 코로나 잠금이 풀리면 가장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다.
4
올여름 휴가를 경주로 떠날 계획이었는데 이도 좌절되었다. 해외여행이 가능할 때는 국내를 주의 깊게 고려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휴가지를 부산이냐 경주냐 두고 고민하게 되자 국내에도 참 좋은 곳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거기에 나와 남편은 언제부터인가 약간 역사충처럼 변하고 있어서 경주에 가면 신라시대로 여행을 떠날 수 있겠구나, 하면서 기대를 했었다. 나중에 코로나가 풀리면 신라 역사 여행을 반드시 해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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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든 가장 좋은 소풍 메이트는 역시 남편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풀리면 마음 맞는 친구와도 당일치기 소풍을 떠나고 싶다. 코로나 와중에도 가장 자주 보고 있는 친구와 서로를 '올해의 친구'라고 불러주고 있다. 줄여서 '올친'이라고 말하는데, 올친이랑도 밀린 수다를 실컷 떠는 소풍을 다녀오고 싶다. 사람 만나기 어려운 와중에도 오히려 더 자주 보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과 무사히 이 시기를 보낼 수 있어서 다행스러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