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1
1
발리나 하와이에 가고 싶다. 둘 중 어디를 갈지 남편과 종종 이야기를 나눈다. 발리와 하와이로 여행지를 한 번에 좁힐 수 있는 걸 보니 우리는 평화로운 휴양지로 떠나고 싶은 모양이다. 날씨가 온화하고 맑은 바다와 푸른 숲을 볼 수 있는 곳. 보기만 해도 시원한 풍경을 바라 보면서 시간을 팡팡 쓰고 싶은 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이다.
2
작년에 시드니까지 가서 실패한 서핑 배우기도 해보고 싶다. 호주 여행을 시작하자마자 남편이 발목을 크게 다쳤다. 그래서 미리 예약해둔 서핑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설령 예약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당시 시드니 근처까지 호주가 활활 타고 있었기 때문에 그닥 아름다운 서핑 수업은 아니였을 것 같다. 모래사장으로 밀려오는 파도에는 재가 둥실둥실 떠있었고, 어떤 날은 뿌연연기가 시드니 도심까지 밀려와서 탄내가 심하게 났었다.
3
지금도 미국에 큰 불이 나 있어서 올해는 지구 멸망의 해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맑은 바다와 건강한 잎사귀의 나무들을 만나고 싶다. 온전한 자연 속에 있으면 바이러스에 질린 내 마음도 회복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발리에 간다면 요가 수업을 등록하고 싶다. 발리의 목가적 풍경을 배경으로 운동하면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
4
내년 말에 한 달짜리 휴가가 나온다. 내년 말에는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될까. 설렘가득한 인천 공항 풍경이 너무 그립다. 내년 안식 휴가를 미리 계획해서 쓸 수 있도록, 그 전에 꼭 코로나19로 부터 안전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